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이 지난 2017년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재센터 지원 의혹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이 지난 2017년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재센터 지원 의혹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심부름센터에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해달라고 청부한 혐의를 받는 중학교 교사 임모(32)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11일 내려진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김범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임 씨의 존속살해예비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서울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해온 임 씨는 지난해 11월 심부름업체에 6500만 원을 건네고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임 씨는 인터넷에서 심부름업체의 이메일 주소를 찾은 뒤 '극단적 선택으로 보이도록 해 달라'며 어머니 살해를 의뢰했다. 임 씨의 범행은 부인의 외도를 의심한 임 씨 남편이 몰래 이메일을 보다가 청탁 정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임 씨는 1심과 항소심 재판에서 모친이 내연남과의 관계를 반대할 것이 우려돼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고 거듭 진술했다.

임 씨는 1심 결심공판에서 "엄마는 도덕적 잣대가 높아서 그 사람을 만난다고 하면 분명히 그 남자를 죽이려고 하실 게 뻔했다"며 "정말 호기심에 (어머니를 살해해달라는) 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도 "(내연남에게) 푹 빠져서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은 없어져야한다는 비정상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수사과정에서는 임 씨의 내연남이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인 김동성(39)씨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임 씨는 김 씨에게 2억5000만 원 상당의 외제차를 제공하고 오피스텔과 해외여행에 필요한 비용, 김 씨의 이혼 소송 변호사 비용까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초 징역 6년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씨가 어머니의 집 주소와 비밀번호, 사진 등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한 것에 비춰 임 씨의 청부살인 의뢰는 단순한 호기심 차원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임 씨가 초범인 점, 어머니가 자신의 지나친 간섭과 폭언·폭행 등으로 이 사건이 발생했다며 선처를 강하게 원한 점, 임 씨가 의도한 범행이 실행되지 않고 예비에 그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1심 판결 이후 검찰 측은 물론 임 씨 측도 항소했다.

임 씨측 변호인은 "반인륜적 피고인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피고인 말 대로 그 죄값을 치뤄야한다"면서도 "문제는 피고인의 어머니"라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어머니는 모든 것이 딸을 억압하고 학대한 자신의 탓이라며 구치소에 들어갈 사람은 피고인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말한다"면서 "어머니는 피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피고인의 어머니를 봐서라도 하루빨리 피고인이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를 받게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범죄의 중대성과 죄질을 고려했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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