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저서 『탈대일본주의』 한국 출판기념회가 지난 12일 성황리에 열렸다. 정계, 외교계, 학계, 기업, 민간단체, 문화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아시아 평화에 대한 저자의 신념 및 철학을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저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150여명의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주최한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 출간을 지원한 홍석현 중앙미디어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최상용 전 주일대사, 정병국 의원, 노웅래 의원이 축사를 전했다. 더불어 이부영 전 의원, 박진 한미협회 회장,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 전호환 부산대 총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등도 자리해 의미를 더했다.

지난 7일 한국에서 출간된 저서 『탈대일본주의』는 ‘우애’의 정치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대한 저자의 제안을 담고 있다. 저자는 저서 『탈대일본주의』를 통해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계속되어 온 일본의 ‘대일본주의(大日本主義)’ 지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미국의 쇠퇴, 중국의 부상이라는 현실 속에서 일본이 ‘탈(脫)대일본주의’를 통해 중소 국가로서 자립하고 주변국가와 협조를 중시하는 열린 지역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사는 주최자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노재헌 원장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온몸을 던지시는 하토야마 전 총리님께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면서 우애를 기반으로 동아시아 공동체 건립을 제시하는 이번 저서의 출간이 한일 양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립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출간인 홍석현 회장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끊임없이 세계의 역사와 호흡하면서 선구적 통찰력을 펼치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며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우애의 정신을 바탕으로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이 지역 통합을 통해 다국간 안전보장의 틀을 만들자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구 전 총리 역시 “하토야마 전 총리가 2년 전 일본에서 출간한 『탈대일본주의』는 대다수 일본인의 의견을 대표하기 보다는 오히려 소수이지만 일본 내 주류와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가 어려운 고비에 묶여 있는 이 시점에 양국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은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저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은 8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오랫동안 불황이 이어진 데다 주변 국가들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뤄내면서 일본 국민들 사이에 과거 지향적인 뿌리 깊은 대일본주의가 형성되게 됐고 국내 정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조장돼 왔다”며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우애에 기반한 자립과 공생의 정치가 자리 잡아야 하며 이러한 대일본주의의 극복은 한·중·일은 물론 동아시아 전체를 포괄하는 공동체의 성립으로 완성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한·일 양국이 우애의 기반 아래 먼저 협력하는 자세를 보이고 주변국들과 힘을 합해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낸다면, 동아시아 전체가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공동체 구상도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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