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관세청 대구본부세관(세관장 김재일)은 약 325억원*의 중국산 자동차부품 총 626만점을 수입해 국산으로 허위 표시한 후, 해외로 수출하고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에도 유통한 3개 업체를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적발․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원산지 위조 자동차부품들은 모두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조향장치나 현가장치로, 자동차의 바퀴가 굴러가는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로 스티어링 시스템(steering system)이라고도 하며, 핸들에서 바퀴까지 이어지는 부품들이 해당된다.

또한 자동차의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장치로 서스펜션(suspension)이라고도 하며, 노면 충격의 흡수와 자동차 바퀴의 노면 접지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동일 부품을 국내에서 제조해 납품하는 업체의 연구소에서 품질 테스트 결과, 일부 부품의 경우 국내 모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납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구 자동차 부품업계는 경기부진과 동종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상당수 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자동차부품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업체들까지 등장해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대구본부세관은 올해 3월 지역 내 일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값싼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자동차 부품시장에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끈질긴 수사 끝에, 수입시에 원산지를 미표시한 부품에 ‘MADE IN KOREA' 표시를 각인하는 수법 등으로 국산으로 둔갑시켜 국내외에 판매한 업체들을 적발했다.

대구본부세관은 창고에 보관하다 적발된 자동차부품 9만여점에 대해서는 즉각 시정명령하고, 판매를 완료한 부품 427만여점에 대해서는 과징금(약 6.3억원)을 부과했다.

대구본부세관은 국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자동차부품이 서울 장안동 등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에 판매된 것은 물론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 수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해외 바이어들이 중국산보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국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적발된 업체는 이들 부품을 국산 정품보다 약 30~50% 정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약 20%(’17년기준)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지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연간 매출규모가 19.4조에 달해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 및 지역산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관세청은 외국산 부품을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해 수출하는 행위가 해외 바이어들로 하여금 국산품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신인도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관세청은 외국산 자동차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해외 수출하는 행위가 더 있다고 판단해 국산 자동차부품 산업 보호와 국민 안전을 위해 전국적으로 조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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