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조폭 노조 갑질' 천태만상
도 넘은 '조폭 노조 갑질' 천태만상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9-06-14 09:02
  • 승인 2019.06.14 19:44
  • 호수 131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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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부터 협박ㆍ폭력까지 '왜 이러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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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노동조합 갑질로 인해 노동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일부 노조 집행부의 폭행 등 금품갈취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조폭 노조'라는 비난 여론도 들끓고 있다.

이들 노조원들이 일반 회사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황제노조'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시위로 건설 공기를 못 맞추거나 제품 생산에 자칠을 빚는 동안의 피해를 사측 또는 협력업체가 떠안으면서 경영 위기를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그릇된 행동을 개선할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할 뿐 여전히 노조 눈치만 보며 속을 끓이고 있다. 

   '취업은 오천, 승진은 팔천만 원...현대판 매관매직
  "횡포 막아달라" 4만 여명 청원...협력업체도 '울상'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 9일 건설노조의 각종 불법 및 부당행위로 인한 건설업계의 피해를 호소하며 근절대책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및 국회에 전달했다.

연합회는 "최근 건설노조의 불법ㆍ부당행위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 건설업체들은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현장관리자들은 공사진행보다 노조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속수무책인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노조 리스크로 기업피해는 물론 경영의욕까지 크게 떨어트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왕?' 속수무책으로 당해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개포·고덕·응암·홍제동 아파트 재건축현장 등 여덟 곳에서 소속 노조원의 고용을 요구하는 건설노조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노조원 채용을 거부하는 업체의 공사장 입구를 막고, 비리를 캔다며 드론(무인항공기)을 띄우기도 했다. 일부 노조원은 항의하는 비(非)노조원들에게 주먹다짐까지 했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잡겠다며 공사현장에 무단침입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건설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동서발전 노조지부장이 자신을 못 알아본다며 경비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발전노조 동서발전 울산화력지부장 이 모 씨는 지난 5일 울산화력발전소 경비초소를 찾아가 경비원들에게 "(경비) 반장이라는 사람이 내 얼굴 몰랐냐"고 따지며 경비원에게 욕설과 폭언했다.

이 씨는 경비원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요구하고 "당신들 하는 게 뭐냐. 그렇게 유도리(융통성)가 없느냐"며 다그치기도 했다. 이씨는 당일 오전 자신의 직장인 울산화력발전소에 차를 타고 출근할 때 경비원들이 신원 확인을 요구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전소는 3000메가와트(㎿) 규모로 국가보안등급 나급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돼 신원이 확인돼야 출입이 가능하다.

경비원들은 당일 오후 초소로 찾아온 이 씨에게 규정에 따라 신원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씨는 폭언을 반복했다.

울산화력발전소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노조 등 정규직 복수노조가 있으며 폭언을 당한 경비원들은 자회사(비정규직) 직원들로 한국노총 소속이다.

돈받고 채용·승진을 시켜준 노조 임원들이 적발된 일도 있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이모 전 부산항운노조 위원장과 터미널운영사 임직원 4명, 일용직 공급업체 대표 2명 등 31명을 기소(16명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항운노조 지부장 1명을 지명수배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보면 항운노조의 전통적인 취업·승진 관련 금품 비리는 여전했다.

조합원 가입에는 3000만∼5000만원, 조장 승진은 5000만원, 반장 승진은 7000만∼8000만원, 복직이나 정년 연장 시에도 2000만원의 뒷돈이 오갔다.

취업 자격이 없는 노조 간부 친인척 등을 부산신항 물류 업체에 불법 취업시킨 새로운 유형의 조직적인 채용 비리도 드러났다. 김 전 위원장과 노조 지도부는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노조 간부 친인척 등 외부인 135명을 유령 조합원으로 올린 뒤 이 중 105명을 부산신항 물류 업체에 전환 배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항운노조와 일용직 공급업체, 터미널운영사의 유착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산항운노조는 2014년부터 일용직 항운노조원을 터미널운영사 등에 공급하며 노무관리를 Y사에 대행하도록 했다.

Y사 대표는 빼돌린 돈으로 독점적인 노무 공급권을 유지하기 위해 항운노조 간부나 터미널운영사 간부에게 금품로비를 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엄정히 법집행해야”..자성 목소리

논란이 계속되자 노조의 횡포를 지적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들이 화제가 됐다. 특히 건설노조와 관련해 철근콘크리트공사업 종사자 일동 명의로 최근 게재 된 '건설노조에 끌려가는 대한민국 건설시장, 국민들은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큰 관심을 모았다.

청원내용을 보면 "건설현장에서의 건설 노조들의 악질적인 무법행위가 도늘 넘어서고 있다"며 "근로자 채용 권한은 기업에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건설현장의 인력채용은 노조의 뜻대로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조원의 업무 능력은 비노조원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고, 그로 인해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공사품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며 "노조원을 고용하면 비용도 더 많이 든다.

일당 외에도 노조에게 들어가는 추가비용이 많아 결국 전체 공사비가 늘어나 최종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사용하는 모든 건물과 시설의 건설은 모두 중소기업인 전문건설사들이 상당부분 책임지고 있다"며 "(하지만) 노조의 막강한 힘이 중소기업을 옥죄고 있습니다. 노조의 무법행위를 정부가 좀 막아달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3월 25일 올라온 이 글은 한 달 뒤인 지난 4월 24일, 4만9846명의 청원 동의를 얻었다.

비록 이 청원은 청와대 답변을 듣기 위한 최소 숫자 20만명을 채우지 못했지만 건설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이에 정부는 사태파악 및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또한 건설노조에서 시작된 노조 행동에 대해 규탄하고 자성하는 목소리가 다른 업종에서도 이어지기는 계기가 됐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청원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하며, 부당한 금품요구 행위도 근절돼야 한다”면서 “건설현장 고용허가 쿼터를 확대하는 등 합법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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