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총선 자강해 독자적으로 치를 것”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대다수의 정당들은 ‘총선 태세’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아직 내홍이 봉합되지 않아 ‘당 재정비’부터 해야 할 형편이다. 또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제도적으로 여성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 의원은 이러한 시대 상황을 반영, 성범죄자가 택시 기사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여객운수법’ 개정안과 액체에 수면제 등을 탈 경우 색이 변하도록 조치해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당 대표 사퇴 요구 어불성설이자 비민주적…혁신위 통해 당 체질 바꿀 것”
여성·아동 안전 위한 ‘패키지법’ 발의…사회 안전망 구축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간 잡음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바른미래당은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내년 총선 대비를 위해 혁신위원회 출범 등 당 내홍 수습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요서울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당내 현안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아울러 최근 대표발의한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패키지) 법’과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다음은 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내홍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퇴진 요구 등 당내 잡음이 연일 보도를 통해 국민에게 알려지는 상황인데. 
▲당 내홍의 시작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4.3 보궐선거의 패배에 대한 책임으로 당대표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1명이 출마한 보궐선거에서, 그것도 취약지역에서 선거에 졌다고 당대표 사퇴를 요구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당원이 뽑고, 임기가 보장된 당대표 사퇴를 주장한 것 자체가 비민주적인 것이다. 

또 국회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법개혁특위 위원의 사보임 문제로 우리 당의 내분이 심해졌다. 하지만 이 문제는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한 뒤 신임 원내대표를 선임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그런데도 당대표에게 패스트트랙 정국의 혼란의 책임을 물어 사퇴를 요구한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당대표가 사퇴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손 대표는 사퇴나 2선 후퇴를 하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 결국 당내 혁신위원회 설치를 통해 당의 혁신과 21대 총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혁신위원회는 당 혁신을 위해 제한 없이 모든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이 혁신방안을 최고위에서 논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바른미래당의 내홍 배경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 갈등이 있다고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계파 다툼’이 실제 당 분열로 확산되고 있나. 또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데, 당 갈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봉합해갈 것인지 궁금하다.
▲서로 정체성이 다른 두 집단이 만나다 보니 화학적 결합 과정이 길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2018년 2월 두 당의 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고,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 다툼으로 갈등이 폭발했다. 하지만 2018년 9월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당대표가 선출된 후 통합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무처 통합과 구조조정 등을 거쳐 계파에 치우지지 않는 당직인사를 했고, 당의 정체성도 이념이 아닌 민생, 개혁, 실용으로 정리해 가고 있었다. 2018년 12월 손학규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통해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5당 원내대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법 개정 논의를 거부해 5당 합의를 깼다. 결국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선거법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반대했고, 사법개혁특위 사보임 문제로 당내 갈등이 확대됐다.

이러한 갈등의 이면에 바른정당계는 한국당과의 통합과 선거 연대, 국민의당계는 민평당과의 통합이라는 의심이 깔려 있었다. 

이러한 갈등 해결을 위해 모든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은 어느 정당과도 통합하거나 선거에서 연대하지 않고, 자강해 독자적인 총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바른미래당은 이제 혁신위원회 설치와 운영을 통해 갈등을 마무리하고 하나 된 모습으로 나아갈 것이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예방주사를 세게 맞았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바른미래당은 앞으로 하나 돼 국민들에게 민생과 개혁을 위한 당의 혁신을 보여드릴 것이다. 

-현재 대안으로 혁신위원회 출범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사안은 혁신위원회 인물 구성인데, 주대환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과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혁신위원장으로 언급되고 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이지만 계파색이 없고 중립적인 분이다. 또한 정당 혁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온 터라 당의 혁신위원장으로 매우 적합한 사람이었다. 이 때문에 손 대표가 지난 4월 중순께 그를 혁신위원장으로 거론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러한 이유로 정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위임하는 것을 반대했다. 

외부 인사를 혁신위원장으로 모시려고 했으나 당의 분란을 이유로 많은 분들이 제안을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인사이지만 외부 인사나 마찬가지인 주대환 공동의장을 모시자는 의견이 제기됐고 현재 당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혁신위원장이 정해진다면, 신속하게 혁신위를 구성해 당 혁신 방안과 21대 총선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얼마 전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패키지) 법’을 대표발의했다. 이중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주목된다.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1월 택시기사에 의해 벌어진 홍대 여대생 납치사건 등 택시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월에는 택시기사가 승객 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10년 전의 성폭력 범죄 사실이 드러나 세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한 실제 택시에서의 성추행·성희롱 경험으로 인해 택시 탑승을 꺼려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에 보다 안전한 택시를 만들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하게 됐다.

택시는 다른 대중교통에 비해 공간이 협소해 운전자와 승객의 거리가 가깝다. 또한 심야 시간대의 경우 혼자 탑승하는 승객이 많아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크다.

이에 개정안에는 성범죄자는 영구적으로 택시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게 하고, 택시기사가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기사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어떠한 사회적 효과와 이익이 있을까.
▲사실 우리 주위에서도 늦은 시간 여성 지인이 택시를 타는 경우, 택시 번호를 메모하는 게 하나의 매너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성범죄자는 어떤 경우에도 택시기사를 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늦은 시간에 혼자 타는 택시는 위험하다”는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과 택시기사에 대한 신뢰감이 제고될 것이다. 

-‘버닝썬 사태’ 등으로 ‘물뽕(GHB)’ 등 향정신성의약품 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추세다. 대표발의한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은 2015년도부터 각 제약회사에 수면제 부정사용을 막기 위한 자율규제 지도를 하고 있다. 로히프놀이라는 수면제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한 제약회사는 이 로히프놀에 파란색 색소를 화합해 음료에 이것을 넣었을 때 푸른 색으로 변하도록 하는 조치를 했다.

이처럼 허위 처방 등으로 구한 약물이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는 경우 복용자가 사전에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이번 발의한 ‘약물 성범죄 방지법’에서는 제조 단계에서 ‘몰래 투약’의 가능성을 낮추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속히 통과시켜 약물 범죄에서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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