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연이은 발언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5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됐다.” 주장하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고, 8일에는 문 대통령을 독일 히틀러에 비유하며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 캠프를 치고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하겠다.”라고 했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있을 수 없는 발언이다. 하나님을 대신해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하는 목회자로서 올바른 상식과 양심을 갖추고 있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극우적 정치성향을 갖고 있는 전 목사는 예전부터 비상식적인 정치관을 여과 없이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체를 지워버리겠다라고 설교해 논란을 일으켰고, 얼마 전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해 목회자로서의 자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목회자의 탈을 쓴 극우파시스트가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전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교회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것은 물론 선량한 신자들의 가슴에 부끄러움이라는 비수를 꽂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인천 부평구의 한 교회 목사는 2010년부터 10대와 20대 여성 신도 20여 명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행을 저지르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목사는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거나 부모 다음으로 널 사랑한다.”등의 말을 하면서 성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등 미성년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는데 목사와 신도라는 종교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을 심리적 무방비 상태로 몰아 놓고 성범죄를 저질러 온 것이다.

정치와 교회의 불법적인 유착을 드러내고 있는 전 목사와 학생 신도들을 성적으로 착취해온 인천의 목사는 물론 조계종 총무원장을 둘러싼 불교계의 다툼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간 분쟁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종교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물론 대다수 종교인들은 낮은 곳에서 더 낮은 마음으로 고달픈 현실을 절대자의 고결한 정신으로 이겨내도록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종교인들의 비윤리적인 행태는 종교에 대한 믿음을 뿌리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외부세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절대자에 대한 믿음과 절대자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조금은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믿음과 신념을 부당하게 활용해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매개자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병들게 하고 있다.

절대자의 순수한 정신을 왜곡해 혹세무민하며 자신의 부귀영화만을 꿈꾸는 매개자들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육과 테러, 분쟁들이 대부분 절대자에 대한 맹목적인 추앙과 매개자들의 그릇된 욕심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제 절대자에 대한 믿음 대신 자신의 내면에서 절대자에게 기대하는 숭고한 사랑과 영롱한 아름다움, 무한한 권능을 찾아야 할 때이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우리가 믿는 절대자 혹은 신()의 본성이 숨겨져 있다.

외부에서 찾고 의지하는 대신 자신의 모습에서 잠자고 있는 절대자의 본성을 깨워야 한다. 그리고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실천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깃든 신성한 힘을 찾아 나설 때 종교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비발디의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들으며 이제 내 안의 신성함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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