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책 결정에 직접 영향 미칠 수 없는 위치였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4~5월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인물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두 사람은 이른바 ‘1980년 합수부 진술서’를 두고 배신자 공방을 벌였다. 지금까지는 심 의원이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에서 동지들을 배신했다는 얘기가 정설이었다. 당시 심 의원의 진술로 민주화 인사들이 투옥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심 의원이 진술서를 공개하면서 유 이사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책임론도 일고 있다. 

 

“비밀 멤버가 서울대 학생운동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
“역사에 대해서 겸허해야 한다. 있었던 그대로만 이야기하면 돼”


일요서울은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70회에 출연한 심재철 의원의 방송 인터뷰를 간추려봤다. 심 의원 인터뷰는 지난 10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에 위치한 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심재철 ‘서울의 봄’때 
서울대 총학생회장

 

박종진 앵커는 방송 시작과 함께 식물국회 논란에 휩싸인 국회를 걱정하며 “국회가 정지됐다, 이래서 되겠나?”라며 질문을 던졌다. 

심 의원은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열리지 않게 된 이유가 바로 선거법을 마음대로 뜯어고친 패스트트랙, 바로 그것 때문에 열리지 않고 있다”라며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에게) 패스트 트랙 잘못된 거니까 잘못됐다고 얘기 좀 해라하는데 ‘못하겠다’고 한다. 거기서 충돌하기 때문에 안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앵커는 “정의당 눈치 보는 게 아니냐?”라고 물었다.

심 의원은 “속마음은 공수처법을 통과시켰으니까 자기들은 소정의 이득은 챙겼다고 생각할 거다”라며 “실제 자기들이 노리는 것은 공수처법이었고 상대방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로써 연동형비례제들 던져준 것이다. 그래서 연동형 비례제를 했을 때 민주당으로서는 득실이 크지 않다. 정의당이 가장 큰 이득을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앵커는 민주당 입장에서 “정의당은 장차 우리 편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심 의원은 “여권 연대를 통해서 나중에 제1여당 연대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 같다”며 “그래서 어차피 다음번 총선 때도 계속해서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다수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제로 상대방을 유혹하면서 공수처법이라는 막강한 무시무시한 칼을 손에 쥔 거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공수처 대상과 관련해 “판사, 검사, 경찰, 고위직 딱 이 사람들이다. 검사, 경찰을 잡는다는 것은 수사의 방향을 움직인다는 얘기고 판사를 잡는다는 말은 판결의 방향을 잡아서 입맛대로 간다는 말이다”라며 “공수처는 ‘검찰 잡는 특수검찰’이다”라고 말했다. 권한이 어마어마하다.

유시민 강경파?
“100% 거짓말이다”

 

박 앵커는 최근 진실공방이 벌어졌던 ‘1980년 합수부 진술서’에 관한 질문도 던졌다.

심 의원은 본격적인 답변에 앞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심 의원은 “‘서울의 봄’ 때 총학생회장을 했기 때문에 당시 역사에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며 “‘서울의 봄’이 잘못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학생들도 노력하고 민주화가 빨리 되라고 외치고 그랬는데 결국은 신군부의 폭압에 의해서 중간에 좌절됐다”고 소회했다. 

박 앵커는 “서울대 총학생회 회장으로서 많은 고민을 했겠다?”라고 질문을 던졌다. 심 의원은 “(당시) 지금 즉시 교외로 시외로 나가서 가두 싸움을 해야 한다. 학생들 얘기로 ‘가투’라고 한다. 가투를 해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여건들이 성숙할 때까지 조금 늦추자는. 강경 입장과 온건 입장이 굉장히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이었다. 지금 가투에 나가면 군 투입 빌미를 줄 수 있다.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얘기를 듣던 박 앵커는 “유시민 씨는 강경 입장이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말로는 자기가 학생들에게 진군하자고 해산하면 안 된다고 막았다고 얘기하지만 100%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본인 스스로 수사진술서에 철수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라고 얘기했다. 본인 스스로 당시 입장을 결정해서 학생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생회장단이 아니었다. 대의원회 의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심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정책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위치였고 본인 스스로도 그런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텔레비전에 나와서 해산하면 안 된다고 적극적으로 말렸다고 말한다. 100% 거짓말이다. 그런 거짓말한 게 대단히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비밀조직 지켰다고?
“비밀조직 드러난 건 다른 사건”

 

박 앵커는 심 의원의 말을 들으며 “잘못 포장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거짓말로 왜 자기 자신을 과장하려는 것인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80년 상황에 대해서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 내서 하고 있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사실대로 놔둬야 한다.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사람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놔두고 후세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이 ‘비밀조직을 지켰다’고 말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심 의원은 “각 서클마다 대표자가 한명씩 있다. 대표들 7~8명이 비밀리에 모였다. 저도 그 비밀 멤버였고 제 1년 후배가 바로 유시민이었다. 비밀 멤버이기 때문에 저는 제 동기들만 알고 밑에나 위에는 모른다. 그 비밀 멤버가 바로 서울대 학생운동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유시민 이사장이)가 붙잡혀 가서 그 비밀조직을 불지 않았다고 얘기 하지만 그때는 경찰에서 몰랐다. 비밀조직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이라며 “그것이 드러난 것은 그 뒤 1981년도에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가 드디어 드러나 노출이 다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만 해도 학생들 수십 명이 잡혀왔는데 자기들이 알았다면 단서가 있었다면 왜 안 물어봤겠냐. 전혀 몰랐던 거다. 비밀조직 얘기는 그 당시하고 시기적으로 전혀 맞지도 않는”며 “내가 잘 보호했기 때문에 노출이 안 됐다? 경찰이 검찰이 계엄사가 물어 보지도 않았다. 몰라서 물어보지도 않은 것을 내가 잘 보호했기 때문에 노출이 안 됐다고 말한다. 그건 거짓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에서 박 앵커는 “(유시민 이사장과) 화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역사에 대해서 겸허해야 한다. 있었던 그대로만 이야기 하면 되는데”라며 현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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