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찾아온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국회 정상화를 통한 조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대한 의견을 나눈뒤 악수하고 있다. 국회 파행 장기화로 추경안 심사는 물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민생개혁 법안 처리가 늦어지자 강 수석이 직접 한국당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찾아온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국회 정상화를 통한 조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대한 의견을 나눈뒤 악수하고 있다. 국회 파행 장기화로 추경안 심사는 물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민생개혁 법안 처리가 늦어지자 강 수석이 직접 한국당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자유한국당과 청와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기정 정무수석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전격 회동을 자리를 만들었으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뚜렷한 움직임은 없었다.

이날 회동은 강기정 수석이 나 원내대표를 찾아와 국회에서 접견하는 방식으로, 오후부터 약 40분 간 양측 모두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제1야당의 원내수석과 청와대 내에서 정치권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정무수석 간 회동 자체가 눈에 띠는 일은 아니다. 다만 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지시나 의중과는 관계 없이 독자적 판단으로 면담을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한 회동에서 최근 국회 파행의 책임을 두고 청와대와 한국당이 공방전을 벌였던 점에 비춰볼 때 이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을 것이라는 풀이가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정당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국민청원에 대한 강 수석의 답변이 야당 탄압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국회에 조속한 추경안 처리를 주문한 만큼 강 수석이 제1야당에게 이에 대해 보다 협조적인 태도를 요청했을 공산도 크다.

나 원내대표와 강 수석 간 면담 내용이나 논의 사안은 외부에 알려진 바 없으나 이날 회동을 계기로 당분간 청와대와 제1야당 간 다툼은 누그러질 것으로 여겨진다. 또 정치권에서는 이 계기로 국회 정상화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 수석은 국회 정상화 협상은 원내 문제인 만큼 청와대가 깊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장기간 대치정국에서 여야 간 예민한 물밑협상에 굳이 청와대가 개입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강 수석은 면담 이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원내 협상이나 국회 문을 여는 문제는 원내대표끼리 의논해야 하는 문제"라며 "대통령께서도 원내의 일은 원내끼리 잘 하는 것이 좋겠고 원내에서 합의해서 요구해오면 그것에 대해서 적절히 판단해서 대응하는게 좋겠다는 지시사항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의 소통이 부족했다면 더 많이 소통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나 대표님이 더 자주 많이 소통하자고 그러셨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이 문제는 감정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회 정상화 협상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여부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표명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