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가 놓여 있다. [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가 놓여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고(故) 이희호 여사 빈소에 전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근조 화환은 보존화 작업을 거쳐 영구 보관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이 여사의 빈소에 조전과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흰색 국화꽃과 검은색 리본으로 꾸며진 조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와 함께 이 여사의 영전 바로 옆에 놓여졌다.

이 여사의 장례 절차는 지난 14일 추모식이 거행됐다. 김대중평화센터는 김 위원장이 보낸 조화의 의미와 상징성을 고려, 보존화 작업을 통해 영구 보관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조화는 영결식 전날인 지난 13일 밤 김대중도서관으로 운반됐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김대중도서관으로 옮겨진 조화는 현재 수장고에 보관 중"이라며 "다음 주 정도 회의를 통해 처리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알렸다.

북한이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 보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화 역시 보존화 작업을 했다. 현재 김대중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조화가 특별 관리되는 건 남북관계의 상징성도 물론 큰 의미를 지니지만, 북측이 최고지도자의 면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탓도 있다. 지난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발생한 '북한 응원단 현수막 사건'은 이러한 일면을 드러낸다.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 관계자는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보낸 조화에서 꽃이라도 떨어지거나 훼손되면 북한이 반발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고 영결식 전날 극비리에 경찰을 동원해 김대중도서관으로 옮겨 보존하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그런 수순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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