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 1호기. [뉴시스]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 1호기.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한국형 원전의 핵심 기술이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 원자력발전회사에 유출됐다'는 제보를 받고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국정원 등은 지난 2015년 UAE 바라카 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로 이직한 한수원 출신 한국인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이 의심되는 것은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주 제어반 설계도와 제작 기술, 세부 자료 등이다. 수사 선상에 오른 한수원 출신 한국인은 국내에서 원전 설계 작업 중 취득한 자료를 폐기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가 이직하면서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한국인이 나와로 이직하기 전 근무했던 민간 기업은 원전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 원전사에 관련 기술을 노출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산업부 관계자는 "정확히 어떤 기술이 얼마나 유출됐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으며 국정원 등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의 정상 가동 여부를 판단하는 소프트웨어인 '냅스(NAPS)'도 함께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는 한수원이 공식 절차를 밟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냅스를 제공하기 전 제작사인 한국전력기술 및 원자력통제기술원의 수출 통제 심사 절차를 거쳤다는 게 한수원의 입장이다.

한수원은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차단 관리 및 자료 유출 기록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 사고로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한수원은 "설계 자료의 제3자 제공을 금지하는 계약 조건을 명시하고 유출 방지 제도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자료 무단 유출 관련 수사가 이뤄질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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