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년 전인 2017년 9월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 윤이상 작곡가 출생 100년을 맞아 찬양하는 추모의 글을 썼다. 문 대통령은 윤 씨의 음악을 높이 평가하며 ‘윤이상이 사랑했던 이 땅, 이 바다, 이 하늘의 소리를 그의 음악에서 발견하고 즐길 날을 기대해 본다.’고 간절히 소망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 두 달 전 독일 방문 때, 윤 씨 묘소를 참배하고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윤 씨는 ‘이 땅’을 사랑한 게 아니라 김일성을 사랑했다. 그는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2년 뒤 대통령 특사로 풀려나 독일로 돌아갔고 1995년 사망했다. 그는 아내 이수자 씨와 여러 차례 북한을 드나들면서 김일성을 향해 “우리 력사상 최대의 령도자”라고 했다. 김일성 생일에 기념곡을 작곡해 바쳤다. 윤 씨 아내는 김일성 사망 후 “수령님을 끝없이 흠모하며 수령님 영전에 큰 절을 올립니다.”라고 썼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윤씨 부부를 위해 평양에 음악당과 집을 지어주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아니고 단순한 음악팬이었다면 윤 씨 추모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데서 김일성을 섬긴 윤 씨를 추모하는 글을 썼다는 건 옳지 않다. 김정숙 여사 또한 잔인무도한 공산독재자를 “흠모”한 윤 씨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 운운한 것도 대통령 부인으로서 적절치 않았다.
그 밖에도 문 대통령은 지난 6월6일 ‘현충일’ 기념사에서 김운봉을 칭송했다. 현충일은 김일성의 6.25 기습 남침을 물리치기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6.25 전쟁 3년 동안 공산군과 싸우다 국군 14만9000명이 전사했고 13만2000명이 실종됐다. 남한주민 12만8000명이 적치하(赤治下)에서 인민재판 등으로 무참히 학살당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현충일 날 기념사를 통해 김일성 정권 초기 국가검열상(한국의 검찰총장·감사원장)과 6.25 때 노동상(장관)을 지낸 김원봉을 높이 띄웠다. 문 대통령은 “광복군에는 약산 김운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시켰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통합된 광복군은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고도 했다.
이 대목에 분노한 서울대생은 서울대 게시판에 김운봉의 조선의용대가 ‘국군 창설의 뿌리’라는 말은 ‘일본(식민제국)이 우리나라 발전의 뿌리’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실상 김이 조선의용대를 광복군에 편입시킨 건 중국 국민당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줄어들던 잔여 병력을 보존키 위한 수단이었다. 김의 조선의용대는 광복군 제1지대로 편입된 뒤에도 광복군 주류와 섞이지 않았고 미국은 조선의용대 출신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범 김구의 ‘백범 일지’에는 김원봉의 ‘임시정부 취소운동이 극렬했다’고 적시했다. 독립운동가 장준하 씨는 회고록 ‘돌베개’에서 “김원봉은 판에 박힌 공산분자”라고 썼다. 김은 북한정권 수립 직후 남파 요원에게 “대한민국 정부를 파괴·전복하고 인민공화국을 수립하도록 투쟁하라”는 지령을 내리고 부산으로 밀파시켰다고 한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파괴 지령자 김운봉을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시켰다”고 찬양했다. 여기에 보수 야당은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은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입 달린 의원 1명이라도 외쳐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윤이상과 김원봉은 남침을 자행해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낸 독재자 김일성을 떠받든 사람들이다. 지금도 김일성의 손자는 핵폭탄으로 5000만 남한주민의 절멸을 위협한다. 윤·김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결코 칭송할 사람들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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