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뉴시스]
이강인 [뉴시스]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을 지연 중계해 논란이다.

경기 앞부분에 중계 대신 광고를 송출한 탓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관객들이 이강인의 득점 장면을 보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6일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반 4분 만에 이강인이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우크라이나에 잇따라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국 곳곳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잠을 잊은 시민들은 지정된 장소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강인의 득점이 터졌을 때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메가박스 이수역점에 모인 관객들은 득점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없었다. 메가박스 측이 경기 시작 시간인 1시부터 광고를 송출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수역점에 있었다는 한 관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영 시간을 1시로 설정한 다음 10분 동안 광고를 보여주려고 했다”며 “경기가 1시 시작인데 광고를 보여주려면 상영시간을 12시 50분으로 설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적으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사람들이 골 들어간 걸 알고 항의하니 광고 7분 째 경기를 틀어줬다”면서 “이수역점에서 경기를 본 사람들은 골 먹히는 것만 세 번 보고 왔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이날 메가박스 측의 중계가 유료였다는 점이다. 1만 원의 입장료를 내고 경기를 관람한 관객들은 아무 소득 없이 귀가하게 됐다.

당시 메가박스 측은 경기 종료 후 관객들에게 사과와 함께 영화 관람권 1매씩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사적인 득점 장면을 놓친 관객들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중계 사고가 발생한 지적은 이수역점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박스 측은 한국일보에 “직원의 조작 실수 때문에 앞부분에 광고가 송출됐다”며 “광고를 틀려던 것이 아니라 단순 조작 실수여서 수익 창출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득점 장면을 놓치는 등 관람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실수가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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