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탈당, 당에서 호응 얻지 못해... 찻잔 속 태풍 될 것”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지난 20일 여야 4당의 소집 요구로 국회가 76일 만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사과와 경제청문회를 주장하며 등원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완전한 국회 정상화는 힘들 전망이다. 또한 당의 중진인 홍문종 의원이 탈당하고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우리공화당’ 창당을 선언해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에 일요서울이 지난 2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을 만나 국회 정상화부터 홍 의원 탈당까지 국회 전반에 대한 얘기들 들었다.

[사진=심재영 기자]
[사진=심재영 기자]

 

-“文 정권 심판 위해서 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포함한 범우파 세력 하나 돼야”

여야 4당은 6월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의사일정에는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추경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므로 종합적 진단을 목적으로 경제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다. 국회가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지 못해 혼란스러운 이때 홍문종 한국당 의원이 탈당했다. 홍 의원은 “많은 의원이 탈당, 신당 합류 등 여러 형태로 보수 우익 재편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당에서는 추가 탈당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원내의 입을 맡고 있는 김정재 의원에게 관련 사안 등을 들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국회 정상화에 돌입했다. 한국당의 입장은.

▲한국당은 국회에서 다뤄야 할 민생 법안과 재해 추경이 있기 때문에 국회정상화를 바라고 있다.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여야 간에 협상을 통해 결과물이 도출돼야 한다. 패스트트랙에 대한 사과와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에 대해 합의처리 한다. 이 두 가지만 충족되면 언제든지 바로 국회에 들어가서 밀려 있던 모든 법안을 처리하고 추경도 할 생각이다. 민주당이 두 가지에 대해 전혀 안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민주당은 추경만 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당이 반대해서 못하고 있다며 경제 실패의 원인은 한국당 때문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갖다 대고 있다. 이런 논리를 펼치는 것은 국회 정상화를 하지 말자는 거다. 민생 파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 정상화 협상을 하려면 서로 상대방에게 한 발씩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왜 갑자기 한국당에서 경제청문회를 조건으로 국회 정상화를 방해하느냐고 주장한다. 그런 게 아니라 정부·여당에서 추경을 하면 경제가 나아진다고 주장하니 경제가 지금 나빠진 원인과 경제 상황을 진단해보자고 해서 경제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다.

-추경 논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여 정치적 부담이 클 텐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 추경을 하게 된 이유가 미세먼지다. 그 다음에 산불이 나고 포항지진 또한 해결된 게 없다. 그런데 막상 정부에서 추경을 한다고 가져온 내용을 보니 재난 재해 추경 예산이 6조 7000억 원 중에 2조 200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4조 5000억이 경제 살리자는 건데 경제 살리자고 한 안을 보니 대부분 단순 알바 일자리 늘리기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참사를 메우기 위해 단순 일자리에 세금을 퍼붓겠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 당은 정부가 재난 재해 추경이 급하면 재난 재해 추경과 일반 추경을 분리해서 가져온다면 당장 오늘이라도 심사할 것이다.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의 인사청문회가 계획돼 있다. 한국당이 이를 계기로 국회로 돌아오는가.

▲국회 정상화와 인사청문회는 별개다. 국회가 정상화된다는 것은 각 상임위가 다 열려 법안 심사를 하고 업무보고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상임위는 국세청장은 기획재정위원회고 검찰총장은 법제사법위원회다. 인사청문회는 의사일정 합의를 통해 열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보 상태다. 국회 정상화와 인사청문회를 같이한다고 생각하는데 분리하는 거다.

두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전문성과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을 확인해야 한다. 검찰총장은 3권 분립을 위해 국민을 위한 검찰총장이 돼야 하는데 문 대통령을 위한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검찰총장을 임명한 데에 유감이다. 가장 제대로 된 검찰 개혁은 정치로부터의 중립이다. 윤 후보자는 과거에 강단 있게 일했다. 하지만 돌아온 윤석열은 전 정부에 대한 복수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의의 칼을 빼야 하는데 전 정부에 대한 한풀이는 안 된다. 윤 후보자가 문 정부의 부름을 받고 돌아왔을 때는 과거의 윤석열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홍문종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하고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우리공화당’ 창당을 선언했다. 한국당 내에 추가 탈당이 있는가.

▲홍문종 의원과는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개인적, 정치적 판단을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탈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변 의원들은 굉장히 비판적이다. 다만 동료 의원이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언론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특히나 그런 비판의 목소리가 당내 갈등으로 비춰질까 봐 다들 침묵하고 있다. 추가 탈당 1호라고 언급되던 김진태 의원은 탈당에 대해 공개적으로 본인 길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음 총선에 맞춰 보수의 통합이 일어난다고 보는가. 그렇다면 대상은.

▲당연히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 문 정권을 심판하려면 야당이 살아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범우파와 자유 우파 세력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 현재 우파 진영과 중도 성향의 국민들은 문 정부의 경제 실패에 공감한다. 그래서 한국당에서 제대로 된 비판 세력으로 자리 잡으면 중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지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바로 범보수우파의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보수 통합 시기는 올가을을 넘기고 찬바람이 불면 그때부터 시작될 거라고 생각한다.

대상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인 보수의 가치를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다.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포함이다. 바른미래당은 현재 한 지붕 두 살림이다. 문 정부가 경제 정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는 세력은 바른미래당에서 우리 당으로 오지 않을까 싶다.

우리공화당은 예전 친박연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때는 박근혜라는 구심점이 있었다. 태극기부대는 조원진·홍문종 두 사람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태극기부대는 경제, 안보와 외교를 철저히 해 건강한 대한민국이 태어나도록 정치를 제대로 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당이 추구하는 모든 정책이나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현재는 조 대표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연말이 된다면 황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를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공화당은 두 정치인의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정당이다.

-원내대변인으로서 ‘막말 정치’에 대한 소회는.

▲막말을 하면 국민들이 불편해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 야당 정치인은 정부·여당에 잘못한 점이 있다면 끊임없이 비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비판조차도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한국당은 몇몇 의원들의 막말이라고 할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민주당은 경제 파탄에 대한 비난을 많이 받아 탈출구가 필요한데 그 탈출구로 한국당에 막말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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