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경로로 부활하는 ‘암적 존재들’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화면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화면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경찰이 최근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밤의 전쟁에 광고를 게시한 업소 2136개소를 대상으로 성매매 알선, 성매수 관련자들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유흥업소 출입자들이 밤잠을 설치는 까닭이다. 밤의 전쟁이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이트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한 뒤 우회 경로로 부활하고 있다. 밤의 전쟁 수사 이후 여러 사이트에 대한 단속이 시급한 형국이다.

과연 경찰 단속에 성매매업소 출입자들밤잠 설칠까?

해외 서버 두고 사이트 바꿔 운영 지속···수사당국 감시 시급

경찰이 서울 지역 성매매 업소 5곳을 적발하고 업주와 성매수자 등 10여 명을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밤의 전쟁 관련 집중단속 과정에서 성매매 업소 5곳에 대한 업주, 종업원, 성매수자 등 관련자 17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재 밤의 전쟁에 광고를 게시한 업소 2136개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생생한(?) 후기로

사이트 방문자 현혹

일요서울은 지난 201781215호에서 사라지지 않는 성매매 알선(가격비교) 사이트라는 제목으로 암암리에 성행하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대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지적한 사이트에는 성매매유사성행위 업소가 전국 240여 곳 이상이었다. 업소는 크게 소프트’, ‘하드로 구분돼 있다. 소프트에는 건마(건강 마사지), 키스방, 립카페, 핸플 등이 있으며 하드에는 오피(오피스텔), 휴게텔, 안마, 하드룸가요주점 등이 올라와 있다.

업소 정보에는 당일 출근하는 여성의 전신사진, 나이, 신체 사이즈, 성격, 서비스 내역, 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가 담겼다. 무료 회원가입 후 로그인만 하면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어리거나 외모가 뛰어난 여성의 경우 시간당 화대가 2만 원~5만 원 더 높게 책정되기도 한다.

또 성매수자나 일부 업소 관계자들이 올린 생생한(?) 후기도 게재돼 있다. 여성의 적나라한 신체 정보와 구체적인 성관계 내용 등과 함께 추천한다는 후기가 담겨 있다.

경찰이 이번에 단속하겠다는 밤의 전쟁은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이다. 사이트에 등록된 업소만 2136개소이다. 앞서 지적했던 사이트의 무려 9배나 많은 수치다.

밤의 전쟁은 지역별 성매매 업소 예약을 안내하는 광고나 이용 후기를 기록하는 게시판 등이 마련된 인터넷 사이트로, 회원 수가 약 7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기는 21만 건에 달한다.

대상 성매매 업소는 서울 881, 경기남부 674, 경기북부 202, 인천 180, 대구 141, 대전 102, 충북 99, 충남 84, 경북 76, 광주 31, 부산 30, 전남 29, 제주 20, 울산 15, 경남 11, 전북 3곳에 이른다.

최근 성매매 알선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매수자를 검증하는 등 암암리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광고에 오른 업소를 중심으로 성매매 구조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밤의 전쟁 운영진에 대한 사법 처리 이후 업소, 성매수자 단속 등 후속조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대전경찰청은 이 사이트 운영총책 A(35)씨와 부운영자 B(41)씨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사이트 관리자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46월부터 지난 5월 일본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열어 2613개 성매매업소에서 매달 30~70만 원 상당의 대가를 받고 광고를 게시하는 수법으로 21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에 대한 사법처리 이후 경찰은 이 사이트에 광고를 올린 업소에서 벌어진 알선 행위 파악에 나섰다.

이후 충북지방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지난 19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업주 6, 성매매 혐의로 내외국인 여성 5명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비하동 일대에 불법 마사지 업소와 휴게텔, 오피스텔을 차려놓고 밤의 전쟁으로 연락해온 남성들에게 건당 10~20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은 태국인 2, 중국인 1, 내국인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소는 자체 검증을 통과한 남성들에게만 업소 위치를 알려준 뒤 은밀하게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이들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또 밤의 전쟁을 통해 업소에 접근한 성매수자을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지난 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밤의 전쟁에 대한 단속을 전개하면서 알선 행위자, 성매수자 등이 드러날 경우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성매매 알선 사이트 화면 캡처
한 성매매 알선 사이트 화면 캡처

불법 도박성인용품

광고도 버젓이

성매매 알선 사이트들은 업소들이 지불하는 광고료로 수익을 낸다. 성인물 유포 사이트의 수익구조와 동일하다. 단순 성매매 업소만 광고를 내는 게 아니다. 도박 사이트, 불법 성인용품 사이트 등도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광고 배너를 버젓이 걸고 있다.

국내 최대의 밤의 전쟁이 사라진다고 해서 온라인 성매매 알선이 근절될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해외에 서버를 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경찰 등의 단속을 피해가거나 IP 주소사이트를 변경하는 등 우회경로로 불사조처럼 부활하는 실정이다.

아직도 온라인에서는 아찔한OOO’, ‘오피OO’, ‘오피O’, ‘오피OOO’, ‘오피타O’, ‘한가한O’, ‘오피가OO’, ‘유유OO’, ‘OO’ 등의 이름을 내걸고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밤의 전쟁 사이트 화면 캡처
'밤의 전쟁' 사이트 화면 캡처

현재 밤의 전쟁 사이트는 서버 점검 중이라는 문구가 나오며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하다. 언급한 여러 사이트들도 일부는 접속이 차단됐다. 그러나 언제 부활할지 모른다. 수사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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