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보수 외연 확대’ 탈당 선언한 홍문종 의원
'우리공화당(가칭)' 창당 준비 나서

대한애국당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 [뉴시스]
대한애국당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친박(친박근혜) 홍문종 의원이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같은 날 오전 열린 대한애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홍 의원을 공동대표로 만장일치 추인했다. 대한애국당은 앞으로 당명개정위원회와 당헌·당규 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원들의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당명을 개정할 방침이다. 새 당명으로 ‘신(新)공화당’이 유력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 판단에 따라 ‘우리공화당(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당만 갖고 보수 살아남을 수 없다”

“황교안, 보수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른다”

 

홍문종 의원의 탈당에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 혁신모임인 통합·전진도 지난 17일 “한국당을 탈당하겠다고 예고한 홍문종 의원에게 큰 유감을 표하며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들께서는 우리 자유한국당에 대해 분열하지 말고, 똘똘 뭉쳐 우파의 중심에서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실정을 바로잡고 정권을 심판하라고 명령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라 통합을 해야 한다”주장했으나 홍 의원의 탈당을 막지는 못했다.

 

“희망에 차 있다”

“한국당은 우리 집”

 

홍문종 의원은 이날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희망에 차 있다. 많은 분들이 보수 분열이다 그러는데 보수 외연의 확장이다. 한국당만 가지고는 보수가 살아남을 수 없다”며 탈당 소감을 밝혔다.

희망에 차 있다고 말한 홍 의원이지만 아쉬움도 깊게 느껴졌다.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가리켜 “우리 집”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당이라는 표현보다는 외연 확장을 위해 돈 벌러 서울로 상경했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다”며 “보수를 더 끌어모으기 위해서 서울로 갔다. 내 마음의 고향인 자유한국당이 잘되길 빈다”고 말했다.

 

“국민의 입맛 다양해져”

“황교안, 정치력 부족”

 

홍문종 의원은 황교안 대표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방송에서 박종진 앵커는 탈당과 관련 “보수우파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그래도 뭉쳐야 한다”라고 생각한다며 “탈당은 분열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홍 의원은 “국민의 입맛이라는 게 굉장히 다양해졌다. 옛날 보릿고개 넘을 때는 밥하고 고추장하고 김치만 있으면 밥을 먹었다. 지금은 산해진미가 있는 걸 다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왜 우리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했나. 물론 탄핵 후폭풍도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보수의 원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투표장에 안 나갔다”며 “왜 안 나갔을까. 한국당은 보수당인 것 같기는 한데 자기들 입맛에 먹을 반찬이 없는 거다. 먹을 밥이 없는 거다. 그 사람들은 젓가락질을 하기 싫으니까 놓은 거다”라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그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민주당 독주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러한 상황 판단에 따라 황 대표에게 태극기 세력 끌어안기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고 달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홍 의원은 황 대표에 대해 “보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건 아닐 텐데, 아니면 생각이 다른 건지 아니면 정치인으로서 아직 트레이닝이 덜 된 건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수 일각에서 “아 이거 황교안 가지고 안 되겠구나”라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과 막말논란에 따른 집행부의 전략적이지 못한 대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국회의원이)가 할 수 있는 게 말밖에 없다”며 “국회는 문 닫아 놓고. 국회의원들이 국회서도 말 못해 길바닥에서도 말 못해. 아니 국회의원들은 다음 선거를 뭘로 하나”라며 “정치력이 굉장히 부족하다. 보수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른다”라며 황교안 대표를 비판했다.

‘바른정당’ ‘애국당’

한국당 당원들 이중당적자

 

홍문종 의원은 자유한국당 당원들에 대해 ‘이중당적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한국당 당원들은 실제로는 다 이중당적자”라며 “하나는 바른정당과 한국당, 하나는 한국당과 태극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깥에서 집어삼키려고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보수 세력 내부에서 자유한국당을 향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신당 명칭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박종진 앵커가 “이름을 신(新)공화당으로 바꾸니 외연이 좀 넓어질 거 같다”고 말하자 홍 의원은 “이름 자체도 누가 지었을까 잘 생각해 봐라”고 말했다.

박 앵커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었나?”라고 묻자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공화당이라는 이름은 ‘보수의 본류’이기도 하고 정통 보수가 아니면 가져갈 수 없는 이름이다”라며 “홍문종이 무엇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박근혜 대통령과 정치를 하면서 한 번도 내가 이런 큰 문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저 혼자 한 건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홍 의원은 탈당과 관련해서도 “보고는 했다”며 “반대 안하신 걸로 안다”고 대답했다.

홍 의원은 현재 상태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다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당이 200석이 된다. 한국당은 90석 받기 힘들다”며 “한국당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안 나올거다. 황교안 대표나 저나 정말 사심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서 보수가 이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의원은 TK지역에서 이미 공화당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과 공화당으로 갈라져도 표가 민주당으로 안 간다고도 말했다. 홍 의원은 결국 지역 민심은 “보수에 대해 더 확실한 놈을 뽑는다”고 확신했다.

마지막으로 박 앵커는 내년 총선에서 공화당이 몇 석을 얻을지도 물었다. 그러자 홍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50석 가까이 생각하고 계신다”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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