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타파! 휴가철 앞둔 라면 3사3색

[일요서울 ㅣ 양호연 기자] 해외에 국제 물가의 지표인 ‘빅맥지수’가 있다면 국내에선 ‘라면지수’로 물가를 표지할 만큼 라면은 국민 주식이 됐다. 기업들은 대표 제품을 앞세워 해마다 이색적인 라면을 출시한다. 출시 당시의 식문화 트렌드 등을 반영해 신제품 출시에 나서기도 하고, 계절적 성격을 가미하기도 한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 여름철 겨냥 신제품 출시

냉라면, 비빔면, 보양식 등 다양한 콘셉트로 소비자 공략

소비자들이 라면에 열광하는 것은 비단 국내 이야기만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라면 수출 강자라고 할 수 있는 ‘일본산 라면’ 만큼이나 ‘한국산 라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라면 수출중량은 총 4193만 80.6kg이며, 수출액은 총 1억4426만5671달러다. 전년 동월대비 수출중량은 8.4%, 수출액은 5.1% 증가했다.


올여름 트렌드는 '미역초' '쫄면'

매년 다양한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라면들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여름은 휴가의 계절인 만큼, 라면 업계가 호황을 누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올해 여름 라면 트렌드를 선도할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홍보팀]

일요서울이 올 여름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신제품을 살펴본 결과 '미역초'와 '쫄면'류가 판매 호황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최근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도토리쫄쫄면', '냉라면' 등 하절기면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은 전남 고흥산 미역을 사용해 신선한 자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았다. 농심 관계자는 "미역은 2월부터 4월까지가 수확 시기인 만큼 올해 수확한 싱싱한 미역 분말을 면에도 사용했다"며 "미역에 함유된 천연 점성물질인 '알긴산'으로 더욱 탱탱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도토리쫄쫄면도 고소하고 탱탱한 면의 식감을 특색으로 내세운 제품이다. 도토리쫄쫄면은 1993년 '도토리비빔면'으로 처음 출시돼 2004년까지 판매하던 제품으로 이번에 재출시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고추양념소스에 매실 등 과일농축액으로 배합비율을 맞췄으며, 양배추, 청경채, 당근 등 채소 건더기로 분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쫄면'의 맛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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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뚜기도 최근 '와사비 진짜쫄면'과 '미역초 비빔면' 등을 출시해, 지난 5월 한 달간만 300만개 이상 판매하는 등 큰 관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와사비 진짜쫄면은 최근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매콤한 쫄면에 와사비를 첨가해 먹는 것이 유행으로 알려지면서, (주)오뚜기가 쫄깃하고 탄력 있는 면발에 매콤새콤한 태양초 고추장, 톡 쏘는 매운맛의 알싸한 와사비를 첨가하는 등 개발에 나선 것. 미역초 비빔면 역시 매콤새콤한 초고추장 비법소스에 남해안산 청정미역을 첨가한 제품으로, 여름 별미인 미역초무침을 라면으로 재해석했다. (주)오뚜기 관계자는 "태양초 고추장과 식초, 레몬, 참기름을 적용한 여름철 메뉴로, 두께감 있는 미역을 매콤한 면발에 싸먹을 수 있는 새로운 여름라면"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뚜기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한 만큼 더욱 특별한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남녀노소 겨냥한 '몸 보신' 라면도 인기

올해에는 기존 라면 수출량 상위권 국가인 중국과 미국, 일본 외에도 인도네시아, 호주 등 국가로 라면 수출량이 증가했다. 그러면서 매운맛을 가미하지 않은 라면도 국,내외 뜨거운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시장의 경우 남녀노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보양식을 접목한 제품 출시도 눈 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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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양식품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보양식 라면인 ‘삼계탕면’을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하고 나섰다. 삼계탕이 여름을 대표하는 보양식인 만큼,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삼계탕면은 삼계탕의 깊고 진한 육수에 녹두 분말이 함유된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또한, 건파와 닭가슴살 후레이크로 보다 삼계탕의 맛을 살렸다. 삼계탕면은 여름 한정판 제품으로 오는 8월까지만 생산된다는 점에서, ‘라면 마니아층’ 등 소비자들 사이에 벌써부터 큰 이슈가 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여름철 라면시장의 인기품목인 냉 비빔면 종류와는 다른 차별화 전략을 펼쳐 기획한 결과"라며 "간편하게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와 여름에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국물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기 라면의 '톱 시크릿'은?

마트의 라면코너 앞에서 '어떤 라면을 먹어볼까' 생각한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닐 터.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이유로 라면을 고르고 구매하는 것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조사 통계보고서'의 식품소비 트렌드별 동조성을 살펴보면 '건강'과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이 비싸도 건강에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간편화'를 손꼽았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포장돼 있으며, 취식과 조리가 간편화된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것.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혼밥'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외에 가격이 비싸도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첨가한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견, 가격이 비싸도 프리미엄(고급)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견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가공식품세분시장을 통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라면시장의 성숙기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은 하얀국물, 불맛, 한식 등 다양한 성격의 시장 트렌드를 보이는 만큼 라면 시장의 경쟁도 심화된 양상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라면이란 단어 연상만으로도 우리의 침샘을 자극하는 필수 음식인 만큼, 앞으로 다가올 라면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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