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고주·인쇄업자·배포자 등 11명 입건
'QR코드 전단지' 14만장…청소년도 접근 가능

전단지 QR코드와 연결된 성매매 인터넷사이트
전단지 QR코드와 연결된 성매매 인터넷사이트

[일요서울ㅣ이완기 기자] 서울시가 신종수법인 QR코드를 활용해 성매매사이트를 모바일로 연결하는 '성매매 암시 전단지'를 배포한 조직을 처음으로 적발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성매매 암시 전단지' 총 14만장을 제작·배포한 일당 8명을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용산·강서구 일대 모텔 밀집지역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해 성매매암시 전단지를 배포한 3명은 추가로 입건됐다. 

시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동북권 일대(강북·중랑·노원·도봉구), 송파구 등 주요 상업지역과 배후 모텔 밀집지역에 일명 '출장안마'라고 불리는 성매매 암시 전단을 배포해온 조직이다. 

그동안 성매매 암시 전단지 배포자 위주의 검거가 이뤄졌다면 이번엔 처음으로 광고주부터 전단지 제작 디자인업자, 인쇄업자, 배포자까지 제작·배포 일당을 한 번에 검거한 것이다. 

이들은 반라의 여성사진과 함께 전화번호가 기재된 일반적인 성매매암시 전단지에서 진화해 성인인증 절차 없이 청소년들도 접근할 수 있는 성매매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성매매사이트와 연결되는 QR코드를 전단지에 추가로 게재, 성매매 대상 여성들의 이름, 전신사진, 나이, 키, 몸무게, 가슴 사이즈와 코스별 시간·가격 등의 안내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제공했다.

공중이 통행하는 장소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인 성매매암시 전단을 배포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전단지 광고주인 성매매 알선업자는 임차 사무실을 타인명의를 도용해 계약을 했을 뿐만 아니라 대포폰을 사용해 영업하며 배포자와도 접촉을 하지 않는 등 신분을 철저히 숨겨왔다. 또 전단지 인쇄업자와는 타인명의 핸드폰으로 자료를 주고받았다. 

성매매 전단 광고주 A씨는 성매매 출장안마를 운영하면서 성매매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하고 성매매암시 전단지를 제작해 전단 배포자를 고용, 서울 동북권과 송파구 일대 유흥업소, 모텔밀집지역에 성매매암시 전단지를 살포하도록 지시했다. 

전단 디자인업자 B씨는 A씨로부터 전단지 제작을 의뢰받아 전단지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고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총 14만장을 서울 중구에 소재한 전단지 인쇄제작업체에 인쇄 주문했다.

인쇄제작업체 C사는 B씨로부터 주문의뢰 받은 전단지가 성매매 암시 등 청소년의 선도·보호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금지광고물임에도 이를 그대로 인쇄 제작해 전단 광고주 A씨에게 배송했다.

배포자 D·E씨는 A씨로부터 전단지 배포 지시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일주일에 3~4일 서울 동북권(강북구, 중랑구, 노원구, 도봉구)과 송파구 일대에 승용차량을 이용해 전단지를 배포했다.

특히 A씨는 '여성 고소득 알바' 인터넷과 전단광고 등으로 성매매 대상 여성들을 모집하고 성매매암시 전단지를 통해 성매수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성매매암시 전단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중이 통행하는 장소에 살포돼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문화를 심어줄 수도 있다"며 "불법 전단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환경을 조성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2017년 8월 전국 최초로 개발한 성매매암시 전단 전화번호 통화차단 프로그램인 '대포킬러'를 가동해 1061개의 성매매 전단지 전화번호의 통화불능을 유도하고 전화번호도 정지시켰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