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서부 펑후]

[편집=김정아 기자/사진=Go-On 제공]
[편집=김정아 기자/사진=Go-On 제공]

 

타이완을 탄생시킨 자연의 위대한 힘과 모세의 기적과 같은 경이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섬. 고즈넉한 어촌 풍경과 바다의 풍요로움을 즐기기에 충분한 펑후에는 오랜 세월 자연에 의해 빚어진 순수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쉰다.

2018년 한 해에만 10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방문했을 만큼 타이완은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곳이 있다.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 약 50킬로미터 날아야 닿을 수 있는 펑후. 연평균 따듯한 기온을 자랑하며 ‘타이완의 제주도’, ‘타이완의 하와이’ 등 화려한 애칭으로 불리는 이 섬은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로 손꼽힌다. 비교적 개발 속도가 느려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데 산호초 가득한 해양 자원의 보고이자, 신비로운 생태종의 서식지다. 아름다운 해양 경관을 인정받아 2014년에는 국가가 지정한 일급 공원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 클럽’ 회원에 가입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팡후의 역사는 타이완 본 섬보다 수백 년 앞선다. 펑후 군도가 타이완과 중국 본토 사이 해협에 있어 타이완으로 들어오는 문호 역할을 했기 때문. 현지 가이드는 펑후 지명이 ‘평화’에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평화의 중국어 발음인 ‘핑후아’와 펑후의 지리적 특징이 합쳐졌다는 것. 오랜 역사만큼 펑후만의 독특한 문화가 섬 곳곳에 남아 있다. 

64개의 섬으로 이뤄진 펑후는 타이완에서 가장 큰 군도다. 이 중 면적이 가장 넓은 본섬은 후시. 후시섬의 중심 시내인 마공시는 청나라 시기 이곳을 부르던 마공청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1921년 이곳에 주둔하던 일본군들이 마공으로 불렀던 것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마공시 중심가에는 아직 역사 고적들이 많이 남아 있고 주변에는 현지 먹거리가 많아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어 구경하기 좋다. 후시섬은 바이샤섬과 시위섬 등 인근의 5개 섬과 다리로 연결돼 있고, 왕안섬과 치메이섬은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각 섬마다 각기 다른 풍경을 자아내 상상 이상으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한 섬. 맑은 자연과 호흡하고 전통마을을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며 펑후 곳곳에 깃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났다.

 

INFO 가는 법

타이베이, 타이난, 가오슝 등지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타이베이 송산 공항에서 펑후 마송 공항으로 가는 국내선을 타면 50분의 비행시간이 소요되고, 하루 40편 정도로 횟수가 많아 여행하기에 부담이 적다. 가오슝과 자이에서 배로도 이동할 수 있다. 

펑후 교통편

대만에서는 한국운전면허증이나 한국에서 발행한 국제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행히 펑후는 자동차가 많지 않고 평지인 까닭에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타기에 제격이다. 면허 없이 탈 수 있는 전동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펑후 본섬에서 다른 섬을 여행할 때는 보통 배편과 버스를 이용한다.

시즌별 볼거리

동아시아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해 1~4월에는 수많은 철새들의 날갯짓을 볼 수 있다. 4~6월에는 여름철의 가장 화려한 볼거리 중 하나인 해상 불꽃축제가 열린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요트와 윈드서핑 등 해양스포츠 시즌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TIP 펑후의 먹거리 

해산물

펑후는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즐기기에 좋다. 멸치와 홍합 등을 넣고 쪄낸 밥, 생선을 찐 후 그 위에 채썬 파를 올려 낸 생선찜, 생선과 두부로 맑게 끓인 된장국 등 해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만날 수 있다. 펑후 시내 곳곳에 있는 해산물 판매점에서는 오징어포와 꼴뚜기 절편 등을 시식해 볼 수 있는데 말린 조개와 멸치, 견과류를 넣어 만든 주전부리는 낱개로 포장돼 있어 건강 간식으로 먹기에 좋다.

흑설탕 케이크

흑설탕을 넣고 쪄서 만드는 흑설탕 케이크는 우리나라의 술 빵 같은 간식으로 촉촉하고 달달한 맛이 매력적이다. 펑후의 유명 특산물 중 하나로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아 실온에서 3일 동안만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그만큼 매우 신선하다. 천연 흑설탕 향기가 나며 당도가 적당해 부담 없이 먹기 좋다. 냉장보관 후에 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선인장 디저트

아열대기후로 섬 전체에 자연적으로 많이 자라는 선인장은 펑후 특산물 중 하나다. 원래 네덜란드 군인들이 자연적인 담장으로 재배하던 것이 오랜 세월 뿌리 내리면서 펑후의 익숙한 식자재가 됐다. 과육은 자홍색을 띠고 선인장 열매는 영양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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