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탈, 재기 실패 워싱턴서 방출
강정호 반등 없으면 피츠버그도 어쩔 수 없을 것

기자는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 열리고 있던 지난 3월13일, '강정호, 마이너리그로 가야'라는 제하의 기사를 쓴 바 있다.

 

쳤다 하면 홈런, 못 치면 삼진이라는 극과 극의 컨디션을 보이는 그에게 차라리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타격감을 완전히 찾은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오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강정호를 메이저리그에서 컨디션 조절을 하도록 배려했다. 피츠버그의 한 없는 '강정호 사랑'이었다.

 

결과적으로 피츠버그의 판단은 틀리고 말았다. 2년 간의 공백이 너무나 컸다. 강정호는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한 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허들 감독이 여러 차례 기회를 줬음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강정호로서는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한 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강속구 소유자 트레버 로젠탈(29)도 비슷한 케이스다.

 

오승환과 한솥밥을 먹은 선수로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그는 2017시즌 후 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리고 올 시즌 워싱턴과 1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그는 시즌 첫 4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7자책점을 내주는 수모를 겪은 뒤 반등하지 못한 채 12 경기 평균자책점 22.74를 기록한 뒤 워싱턴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2014년부터 2년 연속으로 40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떨친 그였지만, 수술 후유증과 1년의 공백을 메우는 데 샐패하고 만 것이다. 과거의 명성만을 믿고 로젠탈을 영입한 워싱턴은 그를 제대로 활용해 보지도 못한 채 700만 달러의 거금만 날린 꼴이 됐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년간의 공백을 거뜬히 메우고 재기에 성공한 예가 있기에 워싱턴도 '도박'을 했을 수 있지만, 로젠탈은 류현진이 아니었다. 결과론이 그렇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로젠탈의 방출이 강정호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반등하지 못하면 피츠버그도 미련을 버리고 강정호와 이별을 통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 되면 강정호는 '국제 미아'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그 어떤 리그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에 빠질 수 있다. 

 

모든 프로 리그가 다 그렇겠지만,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정글'과도 같은 곳이라는 사실을 강정호는 뼈저리게 깨닫고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피츠버그가 끝까지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