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독과점 걸림돌? 몸 값이 발목...진퇴양난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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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1차 매각 불발설이 계속 회자되던 넥슨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지분 매각을 보류하고 매각주관사인 UBS, 도이치증권, 모건스탠리를 통해 인수 후보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해외에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국내 업체와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 작업 자체가 백지화될 것이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유력 후보 카카오와 결렬...원점 회귀·장기화 가능성↑
넥슨지티•넷게임즈 주가 급락...올해 최대어 아쉽다 반응도


넥슨과 최근까지 막판 협상을 진행했던 카카오가 반기를 들었다.  넥슨 인수전의 본입찰에는 넷마블과 카카오, 그리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땅한 적임자를 정하지 못하고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는 매각 규모가 최대 15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협상이 성사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각가 15조 원은 국내 M&A(기업인수합병)으로는 최고가다. 높은 매각가 탓에 국내외 사모펀드 등의 관심이 높았음에도 실거래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협상 결렬과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넷마블의 경우 독과점을 방치하는 셈이라 김 대표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협상 테이블에서 마음에 차지 않아 결렬이 됐다는 진단이다.

그 외 MBK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인수 과정에서 고강도 구조 조정이 전제되기 때문에 후보군에서 제외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넥슨 매각 작업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번 매각 실패로 시장과의 온도차를 경험한 김 대표가 당분간 넥슨을 다시금 매물로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각 추진 반년 째 제자리 걸음

넥슨은 김 대표와 특수 관계인 등이 보유한 NXC 지분의 98.64%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NXC는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재팬 지주회사로, 넥슨재팬 지분의 47.02%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재팬의 100% 자회사다. '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다. 넥슨 관계자는 “매각 건은 지금 상황에서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무산 결정으로 넥슨지티, 넷게임즈의 주가도 동반 하락이 불가피하다. 두 회사는 그동안 넥슨 매각을 호재 이슈로 삼아 급등세를 거듭했다. 하지만 주가 성장동력이었던 넥슨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넥슨지티는 이날 12시 53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20.34%(2420원) 하락한 94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넥슨 매각이 백지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거래 역시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고 인수전 무산 소식이 시장에 반영된 11시께 들어 하락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넷게임즈 역시 비슷하다. 12시 57분 기준 이 회사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7.16%(540원) 떨어진 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락폭 자체는 넥슨지티 보다 작은 편이지만 최근 이 회사의 경우 장기간 내림세를 거듭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 이를 감안하면 7%의 내림폭은 결코 작지 않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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