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북한 비핵화 문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변함없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AP통신, 로이터통신, 신화통신, 교도통신, 연합뉴스 등 국내외 7개 언론과의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외교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조치와 노력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전했다.

그는 북미 대화 문제에 관해 "하노이 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여러 차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상당히 유연성이 있고 결단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도 이런 유연성 있는 결단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와 연계시켜 말한 적도 없다"며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김 위원장이 우려하지 않고 핵 폐기 실행을 결단할 수 있는 안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외교적 방법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긴장 완화를 위한 계획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는 두 가지 트랙으로 이뤄진다"며 "하나는 북미 대화와 연계된 비핵화이고, 또 하나는 재래식 무기로 인한 군사적 긴장 완화"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작년 9월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간에는 초보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이뤄졌다"며 "남북군사합의서가 비핵화 과정에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남북 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여 비핵화 대화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군사합의서가 제대로 잘 이행된다면, 이후에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상호 군사정보를 교환하거나 훈련을 참관하는 등 군사 태세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우리 수도를 겨냥하고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남북 간에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 등의 위협적 무기를 감축하는 군축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또 자신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미래 한국의 경제 번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나는 평화가 곧 경제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대한민국 역사에 내장된 역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표명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해 한국 경제의 영역을 크게 확장할 것"이라며 "또한 남북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발전할 경우 인구 8000만 명의 단일시장이 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보다 더 많으며 독일과 비슷한 수준의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 남북한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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