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우먼 페스타에 참석해 여성당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우먼페스타에 참석해 여성당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개최한 우먼페스타 행사에서 여성당원들이 장기자랑 도중 바지를 내리는 댄스 퍼포먼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당은 2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여성당원 16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여성공천 30%’, ‘여성의 힘으로 정치 개혁’등의 구호가 나오는 등 여성 친화정당을 표방하는 한국당의 행보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오후 2시 40분쯤 행사에 참석해 “한국당이 이제 여성의 힘으로 한 건 할 것이다. 우파정당에서 여성이 원내대표를 한번 해보려니까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여성을 원내대표로 만들어준 게 변화의 시작”이라며 “여성 공천 30%를 의무규정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가 국회로 돌아간 후 14개 시도당 여성당원들은 무대에서 장기자랑을 진행했고 경남도당 장기자랑 도중 일부 당원들은 뒤를 돌아 바지를 내리고 트렁크 팬티 엉덩이 부분에 적힌 한국당 응원 문구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이를 직접 관람한 황교안 대표는 “오늘 출전한 선수단 중 상위 다섯 팀은 행사 때마다 와서 공연해주길 바란다”며 “오늘 한 것을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서 정말 멋진 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달라”고 발언했다.

황 대표는 이어 “6등 이하는 1년 동안 연습하라. 근데 다 잘하신 것 같다”며 “전 이걸 보면서 한국당의 힘을 느낀다. 앞으로 (한국당이) 싸울 때마다 이겨야 되는데 그러려면 우리 당 여성전사 여러분들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성당원들을 격려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가 선정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의 발언 또한 이 같은 퍼포먼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여야는 이번 한국당 행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성 존중 없는 여성 페스티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여성중심 정당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도구로 당의 승리만을 목표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이를 보며 박수를 치던 당 대표의 경악스러운 성인지 감수성”이라며 “여성을 위한답시고 만든 자리에서 여성을 희화한 한국당”이라고 일갈했다.

한국당은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행사의 본질인 여성인재 영입 및 혁신 정당 표방이라는 한국당 노력이 훼손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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