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실질 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종료 후 양국 정부는 정상 임석 하에 83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총 1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로는 21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6번째 아들로 지난 2017년 사촌형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밀어내고 왕세자에 책봉됐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추진 중인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도 강조했다.

비전 2030에는 사우디의 산업 다변화를 위해 비석유 부문 국가 수입을 2020년까지 세 배로 늘리겠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비전 2030 이행을 위한 8대 전략적 협력 국가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나아가 양국은 비전 2030 협력 이행을 전담할 사무소를 상대국에 개설할 예정이다.

이들은 아울러 양국 간 전통적 협력 분야인 에너지, 건설·인프라를 넘어 보다 다양한 분야로 양국 간 협력을 확대·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왕세자의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 사이의 우정과 협력이 미래의 공동번영과 상생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나와 왕세자의 개인적인 우정과 신뢰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두 나라 간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서로 창출할 수 있는 그러한 전략적이고도 중요한 협력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다""두 나라는 실로 정무·안보·국방·문화 등 다양한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 북한과의 대치에 있어서 (문 대통령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높이 평가한다""이러한 평화와 안보에 대한 가치는 두 성지의 수호자인 살만 국왕의 리더십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서로 통상과 투자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담 종료 후 문 대통령와 무함마드 왕세자 임석 하에 정부 부처·기관 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열렸다.

자동차 분야와 수소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2건을 포함해 정보통신기술(ICT) 전자정부 건강보험 분야 문화 협력 국가 지식재산 전략 프로그램 금융감독 분야 상호협력 MOU 등 총 10건의 MOU가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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