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다시금 피력했다. 이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중단 상태였던 남북 간 사업에도 활력이 돌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AP통신, 로이터통신, 신화통신, 교도통신, 연합뉴스 등 국내외 7개 언론과의 합동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맞이하게 될 '밝은 미래'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미 모두에게 매력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남북경협 사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와 연관 지점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다시 시작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북미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부가 사항 가운데 하나로 남북경제협력 사업을 들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별 다른 성과를 낼 수는 없었지만, 당시 개성공단 등 상대적으로 제재 문제에서 자유로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비핵화 상응조치에서 '플러스 알파(+α)' 언급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의사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한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 카드가 아직 유효한 상태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된다.

특히 최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친서외교’가 오가며 발이 묶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면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변화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변함없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해 북미 간 관계 개선의 여지를 드러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사실상 남북 간 사업을 제동을 건 상황이다. 통일부도 전날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제안에 '무응답'하고 있다고 알렸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 재개와 더불어 군사·철도·도로·문화·체육·보건 등에서 북측의 태도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도 세간의 관심사다.

반면 북미 간 실질적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단순 발언만으로 북한을 직접적으로 견인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를 펼치는 가운데, 이날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측 비핵화 협상 실무자들을 겨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