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수관 117㎞·송배수간 21㎞ 교체 예정 
시내 100개 배수지별 관말지역 전수조사

[일요서울ㅣ이완기 기자] 서울시는 문래동 수돗물 혼탁수 문제와 관련, 노후 상수도관을 연내 교체하겠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노후관과 관말(수도관 끝부분)지역에 있는 퇴적물 때문에 혼탁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해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문래동 수돗물 혼탁수 문제 근본원인으로 지목된 노후 상수도관 138㎞를 스테인리스강관, 시멘트라이닝 덕타일 주철관 등 녹에 강한 신형 상수도관으로 연내 교체한다고 이날 밝혔다.

공사 대상은 아연도강관이나 회주철관 등으로 된 배급수관(350㎜이하) 117㎞, 송배수관(400㎜이상) 21㎞다.

올해 138㎞ 정비에 필요한 예산은 1789억원이다. 시는 올해 이미 편성된 예산 106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727억원을 긴급추경예산을 통해 마련했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문래동 인근 노후 상수도관(1.75㎞, 관경 800㎜, 1973년 부설)에는 50억원이 편성됐다. 시는 관련절차에 패스트트랙(계약심사 단축, 도로굴착 심의 단축, 설계인력 보강 등)을 적용해 올해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당초 목표인 2022년에서 앞당겨 연내 교체 완료를 목표로 전 구간 공사에 착수한다. 앞서 시는 1984년부터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추진해 시내 전체 1만3571㎞ 가운데 98.7%(1만3396㎞)를 녹에 강한 신형 상수도관으로 교체했다. 

시는 문래동 인근 혼탁수 재발방지를 위해 관말(수도관 끝부분) 지역 퇴수조치를 시행해 침전물을 제거할 예정이다.

문래동 수돗물을 다시 식수로 쓸 수 있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는 현재 문래동 지역 수질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식수제한 권고 해제 여부는 신중하게 정할 방침이다. 민관합동조사단과 논의하고 전문가 합동 주민설명회를 거쳐 식수제한 권고를 해제할 계획이다.

또 음용제한으로 불편을 겪는 지역 주민에게 필터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수도요금도 감면할 예정이다.

문래동 수돗물 수질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초동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대 아파트와 학교 주변 주민과 수도사업소, 상수도사업본부가 참여하는 '수질관리협의체'와 '핫라인'을 가동한다. 

시는 또 문래동 일대 6개 지점에 자동수질측정기를 다음달 5일까지 설치해 같은달 8일부터 24시간 수질을 감시한다. 수돗물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상수도사업본부가 즉각 대응한다. 

시는 또 문래동 일대와 유사한 서울시내 100개 배수지별 관말지역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아울러 시는 현행 5년인 전체 2037개 소블록 내 상수도관(배수관) 세척주기를 단축한다. 시는 165개소 관말 정체수를 주기적으로 퇴수한다. 

시는 수질민원 다발 지역 빅데이터 분석으로 수질취약구역을 발굴한다. 또 수질민원 빈번 가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실시한다. 다양한 민원에 입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수도본부 내 민원분석활용과가 신설된다.

박원순 시장은 "현재 문래동 지역의 수질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지만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관합동조사단, 전문가 합동 주민설명회를 거쳐 식수 제한 권고 해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앞으로 혹시라도 수돗물에 이상 징후가 다시 발생하면 초동 대응할 수 있도록 문래동 지역에 수질자동측정기를 새롭게 설치해 상시 모니터링하겠다"며 "사고로 불편을 겪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필터 교체비용 지원, 수도요금 감면 등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집행부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내년까지 정비가 마무리되도록 적극 나서겠다"며 "수돗물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창학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문래동 주민 중 일부가 피부병을 호소하는 데 대해 "(지금 공급되는) 수돗물은 법적 기준을 갖추고 있는데 그럼에도 현장에서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도 "아토피의 발병원인이 대단히 복잡하다.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종합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수돗물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설치되고 있는 신형 수도관의 수명에 관해서는 "1984년 이후에 교체해온 내식성관(2세대) 중에서도 30년이 넘어가는 관들이 나오고 있다. 이것들을 어느 시기에 교체해야하는지 관련된 기준이 없다"며 "서울시는 금년 말까지 2세대 관의 수명을 어떻게 잡고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유지할 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관의 수명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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