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원 푼 사우디 석유왕자...왕위 계승 서열 1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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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5대 기업(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총수들과 26일 회담을 갖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사우디의 정상은 아니지만 고령인 아버지를 대신해 실질적인 정상 역할을 수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도 회동이나 면담이 아닌 '회담'으로 불린다.

현재 그는 사우디의 경제 개혁을 이끌고 있다. 사우디는 2016년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당초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구조를 최첨단으로 바꾸겠다는 것을 국가경제 혁신 목표로 세웠다.

이 일환으로 사우디는 앞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지분 5%를 팔아 최대 1000억달러(약 111조원)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혀 증시와 유가에 미칠 영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앞서도 사우디와 우리 재계와의 인연은 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만나 화성사업장을 직접 안내하고 5G 통신, 인공지능(AI) 등 ICT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중동 지역과의 협력에 대한 관심이 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사우디 최대 석유화학업체 사빅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인연이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사우디에 에어컨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인연이 깊은 편이다.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중동 지역 협력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석유 의존도를 축소하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의 국가발전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을 파트너로 삼은 것으로 알려진다. 사우디는 비전 2030 중점 협력국으로 한국 일본 미국 중국 인도 등을 지정했고 내년 1분기에 한국과 일본에 가장 먼저 관련 협력 업무를 담당할 ‘비전 현실화 사무소(VRO·Vision Realization Offices)’를 한국에 개설하기로 했다.

그는 당초 신동빈 롯데 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와의 회동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 회장이 이날 오전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있었기에 청와대 일정엔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저녁 국내 5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 삼성그룹 영빈관 이태원 승지원(承志園)에서 만남을 갖었다. 승지원은 고(故)이병철 회장이 살던 한옥을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8시 미리 승지원에 모여 청와대 만찬 일정을 마무리한 빈 살만 왕세자와 티미팅을 가졌다.

한편 '세계 3대 부호'로 통하는 그는 현재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를 이끌고 있다. 아람코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많은 258조 원의 이익을 올렸다. 그는 26일 하루에만 83억 달러, 우리 돈 9조 6000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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