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 제공>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 제공>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오는 29일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 1년을 맡는다. 그는 지난해 취임하면서 별도의 취임식 행사를 갖지 않았다. 대신 지주회사 경영현안들을 챙겨나가며,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사업별 '선택과 집중'에 열중했다. 그룹은 연료전지 연구개발 기업인 LG퓨얼셀시스템즈 사업을 청산 결정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LG이노텍도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수익성을 갉아먹던 스마트폰 사업의 생산 거점도 베트남으로 옮긴다.

비주력 사업부문에 대해 과감한 솎아내기 작업을 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과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고 있다. 굵직한 규모의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결정은 더욱 견실한 수익기반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신사업을 위한 미래 인재 유치에도 직접 뛰어 들었다.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재 채용 행사 'LG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 행사에 찾아온 북미 지역의 석·박사급 인재들을 만났다. 특히 지난 2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는 구 회장의 올해 첫 대외 행보였다.

아울러, 신속한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형식을 깬 '파격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영입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3M 수석부회장 출신이며, 홍범식 (주)LG 경영전략팀 사장은 베인앤컴퍼니 대표로 재직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은 자동차부품팀장으로 발탁됐다.

한편 구광모 회장 체제가 안착한 이후에도 LG 특유의 '정도 경영'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별세한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 자회사를 팔아 9215억원의 상속세 1차분을 마련했고, ㈜LG 주식의 49.9%를 용산세무서 등에 담보로 내놓았다.

상대적으로 오랜기간 경영 승계를 위해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고,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없었으므로 상당한 상속세에도 불구 납부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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