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22일 홀로 사는 여성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려고 한 혐의(주거침입 등)로 김모(39)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씨(사진 왼쪽)가 지난 19일 오전 0시 4분경 광주 서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서 뒤쫓아간 여성(사진 오른쪽)의 집에 들어가려는 모습. [사진=광주경찰청 제공]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22일 홀로 사는 여성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려고 한 혐의(주거침입 등)로 김모(39)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씨(사진 왼쪽)가 지난 19일 오전 0시 4분경 광주 서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서 뒤쫓아간 여성(사진 오른쪽)의 집에 들어가려는 모습. [사진=광주경찰청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홀로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검찰로 넘겨졌다.

강간미수 혐의 적용을 검토하던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만 추가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술에 취한 여성을 뒤따라가 추행하고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려고 한 혐의(강제추행·주거침입·절도)로 김모(39)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19일 자정경 광주 서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침입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에 앞서 술에 취한 여성이 건물 입구에 앉아있는 모습을 2~3분 간 지켜본 뒤 여성이 건물 안 자택으로 향하자 뒤따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여성에게 '괜찮느냐'며 부축해 집 현관문 앞까지 따라갔으며, 집에 들어간 여성이 문을 닫지 못하도록 문 틈으로 손을 밀어 넣은 뒤 집 안에서 지인에게 통화를 하는 여성을 수분 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김 씨는 복도에 15분가량 머물며 여성이 자고 있는지 알기 위해 초인종을 1차례 눌렀으며, 이후 건물 경비원에게 발각되자 도주했다.

또 여성이 현관문 잠금장치를 해제할 때 곁눈질로 확인한 출입 비밀번호를 메모지에 적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영상을 통해 김 씨가 범행 뒤 건물 경비원에게 발각돼 도주하는 장면 등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범행 당일 오후 2시 18분경 인근 병원의 계단에서 노숙하고 있는 김 씨를 검거했다.

일정한 직업과 거주지가 없는 김 씨는 수년전 집을 나와 노숙하며 만취한 여성을 상대로 잇단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김 씨는 술에 취한 여성을 노려 2차례 절도 행각을 벌이고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 씨는 경찰에 "잠을 잘 곳이 없어 재워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뒤따라갔다"고 진술했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알아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성폭력특별법상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 적용을 검토했다.

그러나 ▲김 씨가 여성에게 '괜찮느냐'는 말만 건네 폭행·협박이 없었던 점 ▲손을 넣어 문이 닫히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을 지켜만 본 점 ▲현관문 비밀번호 메모의 의도가 성범죄인지 불분명한 점 등을 들어 강제추행 혐의만 추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강간에서 수반되는 폭언·폭행 행위가 없었다. 여죄로 드러난 절도 행각으로 미뤄 현관문 비밀번호를 적어놓은 이유는 추후 절도 범죄를 위한 것일 수도 있어 성범죄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을 위한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여경을 '피해자 보호관'으로 지정하는 등 2차 피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최근 여성 혼자 사는 집을 노린 주거침입 범죄가 잇따라 1인 여성 가구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택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몰래 뒤쫓아 집에 들어가려던 30대 남성이 성폭력특별법상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로 검거, 구속됐다.

지난 26일에도 광주 서구 한 원룸 건물 2층에서 옆집 여성의 집 창문을 열고 침입을 시도한 대학생이 주거침입 미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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