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 송혜교 씨와 송중기 씨가 이혼을 선언했다. 결혼 18개월 만이다. 가뜩이나 국회가 여야 기싸움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터진 연예계 초대형 이슈는 블랙홀이 됐다.

그러나 잊혀지는 것을 죽기보다싫어하는 여의도는 발 빠르게 대처했다. 두 사람이 이혼을 선언하자 여의도 참새들은 자유한국당 여성 당직자 엉덩이춤 논란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터트렸다는 카더라식 소문을 생산해 내는 기염을 토했다.

소문이 너무나 유치했던지 버전업이 됐다. SNS를 통해 국회 끝장 드라마제하의 글로 송중기 역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송혜교역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내연남 역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로 빗대 놀려댔다.

나경원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될게
이인영 이제 국회 들어와서 합치자고
나경원 알았어 합의문에 도장 찍는다
오신환 등장하자
나경원 이 합의문 무효야
결별, 흥미로운 국회 러브스토리

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참으로 창피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가 국민 혈세로 움직이는데 여야가 일할 생각은 안 하고 내년 총선에 함몰돼 정치게임만 하고 정치가 동물국회라고 놀림감의 대상이 돼도 할말은 없다.

1야당의 황교안 대표는 대학생 특강에서 틀린 정보를 가지고 자식 자랑을 했다가 대망신을 당했다. 가뜩이나 20대가 취업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데 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인사가 취업을 앞둔 대학생 가슴을 후벼파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그러나 역시 국민들은 재치가 있고 유머 감각이 있었다. 황 대표의 자식 관련 특강 내용이 전해지자 SNS를 통해 3자 화법으로 이런저런 애절하거나 놀라운 얘기를 서두에 풀어놓고 그 여자가 내 와이프다’, ‘그 남자가 내 남편이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국회정상화 과정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대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보며 놀라웠다.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여야 간 회담을 통해 국회 정상화에 대한 합의를 하고 돌아왔는데 오히려 원내대표를 의원총회에서 망신주고 합의문을 취소하라고 역정을 낸 것이다.

필자도 처음 발생한 일이라 어리둥절하다.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대표한다. 원내대표가 국회정상화라는 중차대한 결정을 독단적으로 합의할 수는 없다. 그럴 경우 대부분 사전 의총장에서 의원들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행사한다. 통상 전권을 쥐고 국회정상화 합의문에 원내대표가 서명을 했으면 불만이 있어도 존중한다. 최소한 전통적인 보수정당 의원들은 그랬다.

그런데 의총장에서 발표한 20여 명의 90%가 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는 것에 민주당이 아닌 한국당에서 벌어진 일이 맞나 싶다. 의원들로 구성된 원내부대표단은 뭘 했는지도 궁금하다. 내년 총선은 10개월도 안 남았다.

현재상태면 정권 심판론은 둘째 치고 한국당 심판론이 힘을 받을 지경이다. 보수 지지자들도 웬만해야 같이 살지 이정도면 이혼장에 도장 찍는 것은 시간문제다. <부국장 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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