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민주 5곳·바른미래 6곳·평화 14곳·무소속 3곳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호남 지역은 민주평화당의 강세가 뚜렷한 곳이다. 그 밖의 정당은 호남 지역구에 깃발을 꽂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재 패스트트랙에 탑승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한 선거제 개혁으로 선거구가 줄어들 수 있고, 평화당 일부 당원들의 ‘제3지대론’ 주장 등의 내홍으로 평화당의 광폭 독주에 노란불이 켜졌다. 

-호남 ‘꽉’ 잡은 평화당…민주당 절치부심 “이번엔 반드시”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당이 총선 채비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는 민주평화당이 호남지역 표심을 굳게 잡고 있다. 박지원·정동영·유성엽 평화당 의원은 호남 지역에서 4선을 따냈다. 또 천정배 평화당 의원의 ‘7선 도전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아성을 탈환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지키려는 민주평화당 사이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호남 탈환 위해 청와대 인사 줄줄이?

현재 광주 북갑 지역구 의원은 초선의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18·19대 총선 때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現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밀려 번번이 쓰린 속을 부여잡아야 했다. 이후 정치 보폭을 넓혀 온 김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 총 70.8%의 표를 얻으며 광주 전남지역 최다득표자로 국회에 들어서게 됐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도 이 지역에 나와 재선 의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출마 인사로는 조오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소통기획관과 정준호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조 기획관은 제6·7대 광주시의원을 지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청장 후보자로 출마해 지역 사정에 눈이 밝다. 정 변호사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권을 획득해 북갑에 출마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키맨’은 강 정무수석이다. 강 수석이 이곳에 출마한다면 일순 선거 판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수석이 청와대에 몸담으며 총선 불출마설이 제기됐지만,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견인하기 위해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광산을은 현재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다. 권 의원은 지역 가운데 유일한 여성 의원으로, 이곳에서 재선을 했다. 그는 3선을 목표로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이곳에도 ‘청와대 인사’의 하마평이 오간다.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민형배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다. 박 전 행정관은 운동권 출신으로, 광주에서는 개혁 성향을 띤 정치 정당 운동을 해 왔다. 그는 청와대에서 문재인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다 청와대를 나온 뒤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 공동대표와 시민의 힘 상임대표 등을 도맡고 있다. 

민 비서관은 참여정부에서 인사관리비서실 행정관(2006), 시민사회수석실 사회조정비서관(2007)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청장에 당선돼 지역 정치에 입문했고 2014년에는 재선을 따냈다. 지난해 광주시장 선거에 나서려 했으나 강 정무수석과의 단일화로 출마를 접었다. 

평화당은 김정현 전 대변인의 출마가 유력하다. 2005년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들어선 김 전 대변인은 이후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서 정당의 입으로 활동해 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 뼈가 굵은 인물로 여겨진다.

다만 그는 평화당에서도 대변인 역할을 해 왔으나 지난달 26일 정동영 평화당 대표가 기존 대변인단을 기습 해임하면서 평화당 내홍 논란에 휩싸였다. 김 전 대변인은 현재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광양·곡성·구례는 초선의 정인화 평화당 의원이 지키고 있다. 민주당은 이곳을 수복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당내 하마평이 오가는 인물만 8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다. 이전 19대 총선까지는 이곳에서 내리 3선을 거쳤다. 우 대사는 지난 4월 5일 취업 청탁을 목적으로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 수사 결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를 받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정 의원에게 밀려 설욕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설도 나온다. 김 전 대변인은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민소통수석실 대변인을 지내다 지난 3월 흑석동에 25억 상당의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기 논란에 휩싸여 대변인직을 내려놨다.

이 밖에도 신영대 전 청와대 행정관, 채정룡 전 민주당지역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이 과반수에 근접한 47.12%의 득표율로 당선돼 민주당으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호남 ‘올드보이’ 잡을 대항마 누구?

천정배 평화당 의원이 오는 21대 총선에서 당선돼 ‘7선’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천 의원은 15·16·17·18대 총선에서는 경기 안산을 주 무대로 삼다 지난 2013년부터 광주에서 터를 닦아 왔다. 이후 2015년 4.29 광주 서을 보선에서 무소속 출마 당선됐고, 2016년 20대 총선 때 54.52%의 표를 얻어 광주 서을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특히 천 의원은 DJ 이후 호남 대표 정치인으로 손꼽혀 ‘호남 강자’라는 것이 지역정계의 중론이다.

민주당에서는 천 의원의 맞수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다퉜던 양향자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 원장은 삼성전자에 입사해 유리천장을 깨고 첫 여성 임원이 된 입지적인 인물이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전략 공천 1호’로 그를 기용했으나, 천 의원의 아성을 꺾지 못했다. 양 원장은 그 이후로 지지자들과 활발히 접촉하는 등 정치 보폭을 넓히며 21대 총선 준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정치 1번가’로 꼽히는 광주 동남을은 국회 부의장 출신의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다. 박 의원은 4선 정치인으로, 동구에서만 3번 내리 당선됐다. 그가 21대 총선에서 ‘5번째 금배지’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민주당 후보로는 ‘광주형 일자리’로 지역민에게 인지도를 얻은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장이 출마해 박 의원과 리턴매치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 지역은 선거제 개혁이 될 경우 동남갑 또는 북구갑과 통합될 수가 있다는 ‘선거구 통합설’이 나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남 목포는 ‘DJ의 남자’인 박지원 평화당 의원이 꽉 쥐고 있다. 박 의원은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이에 도전장을 내밀 민주당 인사는 조요한 전 목포시의원, 우기종 전 전남도정무부지사, 배종호 세한대학교 초빙교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원이 서울시정무부시장도 물망에 올랐으나 박 시장 곁에 남아 시정을 도울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의당은 윤소하 원내대표가 출마한다. 윤 원내대표는 박 의원과의 4번째 리턴매치다. 목포에서 30여 년 동안 시민운동가로 활동해 온 윤 의원은 늘 목포에 러브콜을 보내 왔다. 그는 목포 예산 확보에 주력하는 등 지역 사정을 살피고, 밑바닥 민심을 훑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목포를 뜨거운 지역으로 끌어올린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으나 목포 구도심을 중심으로 지역민들의 지지 흐름이 있어 출마 대상자에서 온전히 배제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주병은 선후배 사이 ‘재격돌’ 접전이 예측된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의 지역구인 이곳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민주당 후보의 재출마설이 유력하다. 두 사람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정치적 동반자였으나 지난 20대 총선 때 지역구를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지역정가에서는 오는 21대 총선에서도 정 대표와 김 이사장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의 지역구 전북 정읍·고창을 탈환하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2002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정읍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18·19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정읍에서,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정읍·고창에 당선된 ‘지역통’이다. 

민주당은 현재 이 지역구의 지역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상태다. 이에 당내에서 지역위원장 자리를 메우는 것이 선행되면, 자연스레 유 원내대표와 총선 대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역위원장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강 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 권희철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윤준병 현 서울시 행정1부시장, 심덕섭 전 국가보훈처 차장 등이다. 

김 이사장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막내동생으로, 김 전 의장의 지지 배경을 발판 삼아 인지도 굳히기에 나섰다. 권 부위원장은 김영배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정치 경륜을 쌓아 왔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 전 처장은 고창 출신이라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