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튜브 반격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있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유튜브가 초창기는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청년층의 시청률이 높았으나, 매체가 보편화되며 중장년층으로 시청층이 확대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유튜브에서 보수 성향의 정치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 유튜버들이 단합에 나서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대담에 참여한 유튜브 채널 '성제준TV'의 성제준 시사평론가. [사진제공=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실]
대담에 참여한 유튜브 채널 '성제준TV'의 성제준 시사평론가. [사진제공=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릴레이 토크’…유튜브 생중계도 동시에
-이재오·전여옥·이언주 등 보수 인사 유튜브 뛰어들어 ‘주목’

최근 미디어 환경을 바라보면 가장 주목받는 매체는 단연 유튜브다. 유튜브는 비교적 손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많은 오피니언 리더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시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제1회 자유 유튜버 릴레이 토크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수 자유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경태·심재철·김순례·윤종필·이주영·강효상 한국당 의원 등 한국당 인사들도 다수 방문했다. 일요서울은 이 현장을 찾아 보수 유튜버와 시청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 쪽 언로 막히니 다른 쪽으로 터져 나와” 

이번 행사는 ‘보수의 새길 ABC(able, brave, clean)’의 주최로 명사 대담, 통합·중도·안보·경제 대담, 사법·언론·청년 대담의 3부로 구성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릴레이’로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신의한수, 이언주TV, 김문수TV, 성제준TV, 청아대TV, 황태순TV, 유용원의 군사세계, 안빵TV, 황경구의 시사창고, 김거희TV, 김병민TV, 송국건의 혼술, 강요식TV, 문배일TV, 김정식TV, 와이러니TV, 대현TV, 한국유튜버협회, 행동하는 자유시민, 플랫폼 자유와공화, 자유유튜버네트워크 포럼 등 공동 주최·주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투버와 단체만 해도 21개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행사였다.

최종호 보수의 새길 ABC 사무총장은 행사 개최와 관련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고,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국내 최초로 보수 유튜버들이 한자리에 모여 12시간 동안 생방송을 진행한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 기준 구독자 10만을 넘긴 채널은 신의한수(74만8392명), 이언주TV(23만2484명), 성제준TV(22만5747명), 청아대TV(18만8171명), 황태순TV(17만9349명), 유용원의 군사세계(12만2487명) 등이다. 

유튜브는 시청자가 ‘구독’을 누르면 추후 해당 제작자가 올리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즉, 구독한다는 의미는 이 사람의 정보가 자신에게 유의미하며 앞으로도 시청할 의향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일수록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 

이 밖에도 안빵TV는 전여옥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와이러니TV는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보수 인사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하기 위해 유튜브에 진출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날 사법 대담에 참여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튜브에서 보수 광풍이 부는 현상에 관해 “한쪽의 언로가 막히니 자연스레 다른 쪽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황 대표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개최된 한국 대회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있다. 좋은 메시지를 내놓으면 하나도 보도가 안 되고 실수하면 크게 보도된다”고 밝혔다. 현재 언론이 정부·여당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견해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 아래 언론 환경이 어떠한지를 묻는 질문에 곽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야당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어떤 기사를 읽어도 의도는 야당 죽이기”라고 불편한 내색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성제준TV’의 성제준 시사평론가는 “언론 환경에 대한 판단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지만, 현재 종편이나 언론사들이 (정부·여당 쪽으로) 치우친 건 사실 같다”며“이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밝히며 보수 유튜버가 각광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 유튜버, 자정 작업 됐다”

이날 보수 유튜버들이 모인 만큼, 행사는 유튜브 동시 생중계로 진행됐다. 최 사무총장은 “참여한 단체의 구독자 총수는 500만 명 가까이 된다”며 “(행사 이후) 다시 보기 등으로 시청하는 인원까지 고려한다면 1000만 명 정도가 시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은 대다수의 방청객도 ‘유튜브 광고를 보고 왔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많은 이들이 공동 주최·주관에 참여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였다.

보수 유투버들은 이날 대담 자리에서 자신의 견해를 열띠게 밝혔다. 유튜버이자 경제 대담에 참석한 ‘이언주TV’의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소득주도성장, 스튜어드십 코드의 문제점과 이를 빙자한 계급 혁명 등에 관해 말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튜버들이 유튜브에서 정치 현안을 자신의 관점으로 풀어낼 때 자극적으로 접근한다고 지적한다. 별 다른 제재나 심의가 없는 점을 이용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목적으로 선정적인 어휘 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를 퍼뜨려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성 평론가는 “보수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높다 보니 매체를 다루는 데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며 “매체 특징을 잘 고려하지 못해 너무 과격하게 말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나를 비롯해 요즘 콘텐츠를 제작하는 많은 유튜버의 경우 사실에 기반해 정확히 설명하는 이들이 많다”며 “(유튜브 내에서도) 어느 정도 자정작업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튜브가 ‘가짜 뉴스 제조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유튜버가 사실 검증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많은 유튜버들은 이 같은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 콘텐츠 구성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정치 현안과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주로 다룬다.

이 의원은 “나는 유튜브에서 주로 민생 관련 문제를 다룬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자유라는 측면에서는 우파적 성향을 띠고 있지만 노선과 가치를 통해 중도 보수라는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도 보수란 애매모호하거나 느슨한 것이 아니고,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가지면서도 우파의 가치가 분명한 것이다. 이를 지향하는 이들이 (내 채널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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