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 <정대웅 기자>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일 북미 정상이 정전협정 66년 만에 분단의 상징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회동한 것과 관련,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이뤄진 회담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라며 "우리는 더 이상 수동적 역할에 머물러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보도대로 우리는 3자 회담을 원했는데 북한이 미국과 직거래를 원해 배제됐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역사상 처음 군사분계점을 넘어가서 북한 땅을 밟는 장면은 우리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 시민에게 평화의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반도 문제에 새로운 계기가 생긴 것을 크게 환영한다"면서도 "이런 희망적인 기대에도 대한민국 외교의 현주소를 보는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다"라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남북 경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했고 회담 장소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있었다"라며 "남북미 정상이 함께한 시간은 3분에 불과했다. 북미회담이 진행된 53분간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중심은 북미간 대화라며 조연을 자처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문재인과 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에 지혜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회담뿐 아니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도 이렇게 방치한 결과 일본에서 개최된 G20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됐고 급기야 한국에 수출되는 일본산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보복 규제가 시작될 것이란 보도가 전해진다"라며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4강 외교를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당사자로서 적극 참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외톨이가 되거나 코리아패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당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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