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기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의 수사 결과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윤모 총경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 밝혔다. [뉴시스]
곽정기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의 수사 결과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윤모 총경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 밝혔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강남권 클럽 탈세와 공무원 유착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청 지수대장인 곽정기(46·사법연수원 33기) 총경은 지난주 서울청 지휘부에 조직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당시에는 원경환 서울경찰청장과 주변의 만류로 사직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곽 총경은 이날 "어느 정도 큰 사건의 줄기가 가닥이 잡혔고 곧 총경 인사도 있어서 (사의를 표했다)"며 "서울청장님께 말씀드렸는데 만류도 하고 안타까워 하셨다. 그렇지만 저는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이어 "총경 인사 전에 (사표를) 다시 제출하려고 한다"며 "좀 쉬려고 한다. 이제 내려놓고 싶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전날 치안정감·치안감 승진·전보 인사에 따른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경무관급 인사는 조만간, 이후에는 총경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곽 총경의 사표 제출과 수리 여부는 이번 주나 다음 주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곽 총경의 사의 표명은 조직 내부에서 갑작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그동안 지수대가 버닝썬·아레나 등 강남권 클럽 관련 유착 의혹 수사 등을 맡아온 이래 밤낮 없이 일하는 등 과로한 업무 탓에 그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곽 총경은 강남권 클럽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A경위가 '서울청 지수대와 강남서가 직권을 남용했다'고 검찰에 낸 진정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A경위는 '허위 첩보 가능성이 있어 수사 착수 과정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주장을 지수대장과 강남서장이 막았다', '지수대 지원 근무 기간이 7월 1일까지였지만 지수대장이 내사에 착수하지 못하도록 5월에 파견을 해제했다'는 등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지수대는 허위 첩보 가능성과 업무 해제 과정에서의 부당함이 있었음을 부정하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한편 곽 총경은 이번 사의 표명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라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거취는 결정된 것 없다. 우선 가족들과 함께 조금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곽 총경은 충남 아산 출신으로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04년 3월 고시 특채로 경찰에 입문해 경찰청 법무과 송무계장, 경찰청 외사수사과장, 경찰청 특수수과장, 서울 광진경찰서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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