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2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는 또 다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표결에 붙여지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밀고밀쳐댔다. 의사봉이 나둥그러지기도 했다.

작년 12월부터 올 3월초 까지 국회에서는 야당이 공사판 해머로 의사당 문짝을 내리찍고 한나라당 의원의 목을 졸으는 등 난동을 부렸다. 그로 부터 얼마 안돼 4월22일 또 다시 야당이 국회에서 소란을 피웠다. 때마침 소란스럽던 외통위 현장에는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도 있었다. 외통위 소속이 아닌 민주당의 천정배 의원이 보이자, 김종훈 통상외교본부장이 “천정배는 왜왔나”고 혼잣말로 중얼댔다, 유장관도 “여기 왜 들어왔어. 미친 x”이라고 혼잣말을 토해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지자, 유 장관은 “이거(국회 폭렬) 기본적으로 없애야 해”라고 개탄하였다.

천 의원이 외통위 소속도 아닌 신분으로 외통위에 끼여든 것은 잘못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유 장관이 그에게 혼잣말이라도 “미친 x”라고 내뱉은 대목도 품위를 잃은 막말이었다.

그러면서도 천 의원의 외통위 출현은 한미 FTA 비준을 주관하던 유 장관에게는 불쾌한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 천 의원의 막가는 언행 습성 때문이다. 그는 지난 2월1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극단적으로 나갔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국민 주권을 짓밞고 하늘을 거스르는 쿠테타를 자행했다.”고 터무니 없이 주장하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용산 철거민 시위 진압 희생과 관련해 “정부의 무자비한 폭력이 자행한 국민 학살이다. 광주항쟁 때의 학살못지않다.”며 막말하였다. 그의 폭언에 대해 같은 당의 김성순 의원 마저도 “국민이 어떻게 볼지 두렵다.”며 불쾌감을 토로하였다.

그렇게 막가는 천 의원의 외통위 출현은 유장관에게 불쾌감을 자아냈을게 분명하다. 그래서 그는 홧김에 “미친 x”라고 막말을 토해낸듯 싶다. 그리고 그는 천 의원에게 사과하였다.

하지만 유장관이 “이거(국회 깽판) 기본적으로 없애야 해”란 말은 백번 옳은 지적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작년 12월부터 지금 까지도 반성하지 않고 되풀이되는 국회 소란에 진절머리를 낸다. 어느 국민은 참다못해 국회를 폭파해 버리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도 “해머 등을 들고 국회를 난장판을 만들라고 선거에서 표를 준 것이 아니다.”고 항의하였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유명환 장관 발언 경위를 따져 책임을 묻겠다며 그를 국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민주당측의 유장관 국회 모독죄 운운을 듣고 실소를 금치못하였다. 그동안 국회를 모독한 것은 유 장관이 아니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민주당이었기 때문이다.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민주당은 이 나라 장관이 국회의 소란 현장을 지켜보면서 오죽했으면 그런 작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토로해야 했는가를 되씹어 보아야 한다. 깽판 국회에 대한 불만토로는 유 장관 뿐이 아니다, 두 달 전 윤중현 기획재정부장관도 “국회가 깽판이라” 민생법안들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민주당은 국민들의 입으로부터 다시는 “깽판 국회 없어져야 한다”는 외마디 소리가 터져나오지 않도록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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