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경찰서. [뉴시스]
강남경찰서.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강남경찰서가 '유착', '비리' 등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자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이하 강남서)는 그간 내부 문제와 관련된 직원을 비롯, 일선서 최고 지휘관인 서장까지 책임 인사를 단행하며 기강 바로잡기에 돌입했다.

강남서는 '버닝썬 사태'를 시작으로 그간 온갖 내홍에 시달려왔다.

다만 버닝썬 사태가 이끌어낸 '승리 단톡방' 사건 등은 과거 강남서 소속이었던 경찰관들의 문제였다. 그럼에도 강남서라는 틀 안에서 비판 여론은 끊이지 않았다.

강남서는 이같은 책임을 감수하면서 현재로서 할 수 있는 내부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강남서는 버닝썬 사태를 촉발시킨 것으로 지목된 A경사를 최근 직위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경사는 버닝썬 클럽 폭행 관련 현장에 나갔던 경찰관 중 한 명이다.

당시 역삼지구대 소속으로, 김상교씨가 최초 경찰에 "클럽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을 때 출동한 바 있다. 이후 김 씨가 "경찰이 도리어 피해자인 나를 입건하고 폭행했다"고 고발하면서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문제들이 터져나왔다.

이후 A경사는 동료 여성경찰관으로부터 성추행 신고를 받아 강남서 경무과로 대기발령이 났지만 결국 직위해제됐다.

'제2의 정준영 단톡방'과 연관된 직원들도 대부분 교체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한 피해 여성이 "남자친구였던 B씨 외장하드에서 불법 촬영물을 다수 발견했다"면서 "B씨와 연예인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이를 공유했다"고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강남서는 해당 사건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에 따라 아직 본서에 남아있는 담당 수사관들에 대한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이 외에도 클럽 미성년자 출입 무마 등과 관련한 경제과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도 대기발령 등 인사 조치했다.

강남서는 과거 사건을 매듭지은 데 이어 쇄신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나섰다.

버닝썬 사건 이후에도 교통과 직원 성추문 등 일련의 사건이 이어지자 서장까지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이후 새로 취임한 박영대 강남경찰서장은 "경찰서 해체 수준의 위기에 봉착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버닝썬 사건, 부정한 돈, 유착' 등 논란이 됐던 표현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위기는 새로운 기회이며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자"고 정면 돌파를 시사하기도 했다.

경찰청 내부 관계자는 "이번 서장 인사는 연쇄적으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 쇄신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전체적인 조직의 분위기를 바꿔놓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박 서장은 취임 이후 '청렴하고 신뢰받는 강남경찰을 위한 의무위반 근절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해당 토론회에는 경찰서 각 과장뿐 아니라 계팀장, 지역관서장, 직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90여분간 각 기능별 의무위반 사례를 발표하고 개선안을 논의했다.

박 서장은 "경찰 제복의 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없도록 당부하면서 이상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강남서를 비롯 강남권역 경찰서에 대한 개혁안을 금주 내 발표할 예정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앞서 "버닝썬 사태 등 강남권 경찰서와 관련된 새로운 비리 유형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경찰 유착 비리 사례들을 분석했다"면서 "마련한 안을 가급적 금주 중 발표하려고 가다듬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강남권역에 중점을 둔 종합적인 경찰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대안과 방안에 대해서는 발표 이후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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