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후보로 등록했던 황영철 의원이 경선을 거부한다며 회의장을 나왔다.

황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총 도중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경선 시작 전에 경선을 수용할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나왔다”며 “출마를 포기해서 예결위원장을 내려놓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전 원 구성 당시 조율과 논의를 통해 의총에서 추인 받았던 사안인데, 그럼에도 지금 나경원 원내대표는 예결위원장에 측근을 맡기기 위해 당이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향후 한국당이 원내 경선을 통해 상임위원회의 여러 합의를 조율할 때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대단히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 선례를 만드는 당사자가 될 생각이 없어서 경선 거부의사를 밝히고 나왔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향후 거취 문제에 관해서는 “저를 밀어낸 현 원내 지도부를 생각하면 더 이상 이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저희 당에서 저를 밀어내려는 사람 뿐 아니라 가슴 아프게 공감해 준 의원들도 있다. 그런 의원들과 떨어질 수 없다”며 탈당에 선을 그었다.

당내 계파 문제에 대한 시선에는 “계파 본색이 온전히 드러나는 상황을 목도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내쫓을 때와 같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조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 많이 싸워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물음에 “김 전 원내대표도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가 결정을 바꾼 배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는 “올바른 리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우리 당의 원칙과 어려운 동료를 지켜내고 이번에 제대로 했다면 이런 잡음 없이 계파 갈등 불거지지 않고 원내 구성이 조율될 수 있었다”며 “그런 것을 하지 못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