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민주 15곳·한국 12곳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돼 선거제 개혁안 등 다음 총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총선을 치르기 위한 공천룰을 확정 지었고 자유한국당도 공천룰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청은 보수와 진보 어느 한쪽의 색채가 뚜렷하지 않아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민주당은 충청의 유력한 대권 잠룡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몰락한 뒤 선거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고 한국당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굵직한 정치인들이 충청의 맹주를 노리고 있다.

-전국 민심 ‘바로미터’ 거대 양당 독식... 與-野 총성 없는 전쟁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3대 대선을 제외하곤 충청의 승자가 대선의 승자였다. 그만큼 충청이 전국 민심을 표상하는 셈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세를 보였지만 충청에서만은 의석수 차이가 크지 않아 어느 당도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대전 중구·동구·서구을] 민주 vs 한국 ‘팽팽’

대전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중구는 유일하게 충청 출신 국회의장을 지낸 강창희 전 의원의 지역구로 대전의 정치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여야 후보군이 일찌감치 지역 민심을 훑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의 현역 의원은 이은권 한국당 의원이다. 이 의원의 재선 도전은 당내 경쟁자가 없어 본선행이 확실시 됐으나 최근 조재철 전 중구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다양한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어 벌써부터 공천권을 확보 움직임이 바쁘다. 먼저 송행수 지역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3만9423표를 얻어 4만8465표를 얻은 이 의원에게 금배지를 내줬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황 청장은 중부경찰서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7일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활동을 하겠다며 사표를 낸 전병덕 청와대 법무비서관실 행정관도 지역 민심을 훑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 기반을 쌓아온 이 의원과 송 위원장에 전 행정관의 여의도 입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해 대전시장에 도전했던 남충희 지역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구는 현역인 이장우 한국당 의원의 3선 도전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강래구 민주당 지역위원장과의 세 번째 맞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이 의원과 강 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1711표 차로 박빙의 승부를 보였지만 민주당의 강세가 돋보였던 20대 선거에선 7212표 차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동구청장 출신인 이 의원이 지역 민심을 잘 다져왔으며 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어 강 위원장이 어떤 선거 전략으로 3번째 맞대결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바른미래당 한현택 전 동구청장의 출마로 3파전도 예상된다.

재선의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구을은 여야 후보군이 다양하다. 3선에 도전하는 박 의원에 맞서 양홍규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나선다. 변호사 출신인 두 사람은 각종 지역 행사에 참여하며 민심 얻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양 당협위원장과 더불어 최연혜 비례대표의 도전도 점쳐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윤석대 지역위원장과 김소연 대전시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특히 김 시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으나 박 의원 관련 불법 자금 등을 폭로해 지난해 12월 제명됐다. 이후 바른미래당에 입당해 박 의원과의 공방을 계속하고 있어 총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평화당은 서진희 지역위원장이, 정의당은 대전시장 출마 이력이 있는 김윤기 대전시당위원장이 언급되고 있다.

[청주 청원] 5선 도전에 거센 공세

4선 중진인 변재일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 청원은 변 의원의 5선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새 얼굴들이 나선다. 민주당에서는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가 도전을 예고해 공천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정 감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도종환 의원과의 청주 흥덕 후보자 경선에서 패했지만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 상근부단장을 맡은 바 있어 저력이 있다는 평이다.

한국당에서는 황영호 전 청주시의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황 전 의장은 청주 토박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의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윤 전 고검장은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청주지검 충주지청장, 대검찰청 강력부장, 대구고검 검사장 등을 지냈으며 한국당의 영입 후보군으로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윤 전 고검장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업자 윤중천 씨 별장 성접대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이 지난달 4일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 본격적으로 총선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주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는 등 여의도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총선 후보군에서 뺄 수 없는 다크호스다. 당에서 원내대변인과 충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지난 19일 청원구 오창읍에 사무실을 내고 지역 민심 얻기에 들어갔다. 손학규 당대표는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사 이전·개소식에 참석해 “김수민 의원이 큰 결심을 했다. 서울에 있던 집을 청주로 옮기고 청주에서부터 출퇴근 한다”며 김 의원의 노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 의원은 주민 반발을 사고 있는 오창 폐기물 소각장 신설 문제와 관련해 주민 집회에 참석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내는 등 지역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에서 전국청년위원장도 담당하고 있다. 4선 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작용한다면 김 의원의 재선 도전은 한층 수월할 전망이다. 민주평화당에서는 한종설 도당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갑] 흔들리는 민주당, ‘이완구 출마’ 변수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천안은 한국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천안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규희 민주당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고 한국당에서 국무총리 출신으로 충청의 굵직한 인물인 이완구 전 총리가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이 의원의 재선 도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의원은 지난 2017년 8월 천안시 동남구 지역위원장에 재임 중 한 도의원 예비후보로부터 ‘충남도의원 공천이 되도록 돕겠다’며 식사비 등 명목으로 45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 모두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400만 원을 선고했고 이 의원은 “판결을 떠나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겠다”며 상고를 예고했다.

이 의원이 대법원에서 100만 원 이상 벌금형 또는 징역형이 확정된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고 천안갑은 ‘무주공산’이 된다. 이에 한태선 전 민주당 정책실장과 문진석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의 출마설이 돌고 있지만 이 전 총리에게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이 전 총리는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지역구는 밝히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월 29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자신의 팬클럽 창립 10주년 신년회에서 “대전 서구을, 세정, 천안갑, 홍성예산 등 4개 선거구 주민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충청 보수 세력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전 총리가 천안갑에 출마한다면 충청 곳곳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세종 출마설도 유력하지만 충남도지사 시절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며 사퇴한 바 있다.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vs 박수현 ‘리턴매치’

공주·부여·청양에선 정진석 한국당 의원과 박수현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재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박 전 실장은 지난달 25일 “국민 목소리 잊지 않겠다”며 총선 출마를 위해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사퇴했다. 정 의원은 4대강 보 파괴저지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공주보 철거 반대 여론에 앞장서며 5선 사수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총선 당시 정 의원과 박 전 실장의 표 차는 3,367표로 이번 선거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아산갑은 오랜만에 재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3선의 이명수 한국당 의원과 복기왕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이 맞붙는다면 16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4선 도전에 나서는 이 의원은 충청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가 물러난 뒤 한국당 도지사 후보로 거론됐지만 출마를 고사했다.

복 비서관은 한 번의 국회의원과 2번의 아산시장을 지냈으며 지난 17대 총선에서 이 의원을 누르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하지만 복 비서관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총선에 복 비서관이 나서지 못했고 이 의원이 내리 3선에 당선됐다. 피선거권을 회복한 복 비서관과 이제는 중진 의원인 이 의원이 16년 만에 맞대결을 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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