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운영비 절감'… 무인점포 결제 시스템 도입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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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상권으로 꼽혔던 서울 종로 거리를 가면 빈 점포가 여기 저기 눈에 띈다. 이런 현상은 전국이 유사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하다. 온라인의 습격, 도심재개발 같은 상권변화, 경기침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인건비 인상이다. 인건비 인상은 창업 풍속도와 창업 전략도 바꾸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트렌드는 무인화다. 키오스크를 도입해 인력을 줄이거나 아예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 업종을 창업하는 것이다.
무인 키오스크는 분식 커피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포스전문회사 (주)성진에이에스의 경우 기존제품보다 20%가량 저렴한 제품을 선보였는가 하면 무인결제시스템인 ‘TouchB’를 비롯해 메가시티의 ‘매직오토’, o2o서비스 기반의 ‘담다페이’, ‘셀푸드키오스크’ 등 인건비를 절약하고 과학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외식업체인 맥도날드는 현재 전 매장 중 60% 이상의 매장에 무인계산기(kiosk)를 도입했다. 롯데리아는 전국 700개 이상 매장에서 무인계산기를 운영하고 있고 이랜드가 운영하는 애슐리 역시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는 무인주문은 물론 브랜드와 고객이 소통하고 공감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서비스 환경 효율적 개선 위한 프로세스 혁신

자동화 외에도 인력을 절감하는 방안은 운영 프로세스의 혁신이다. 기존의 불합리한 서비스·환경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후쿠오카함바그 NC부천점의 경우는 최근 파스타나 나베 등 기존 메뉴 외에도 밥 종류와 국물음식 등 추가 메뉴가 도입됨에 따라 기존의 메뉴와는 조금 다른 주방에서의 움직임과 서비스 절차에 따른 동선의 변화가 생겼다. 이를 적절히 보완해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러한 서비스 및 주방의 프로세스 개선은 인건비 절감 외에도 부차적인 효과가 있다. 예컨대 각종 식자재의 보관에서 조리 투입까지 동선을 효율화 하고 식자재 및 주방조리 기구들의 배치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서비스의 효율화에 더해 조리과정의 효율화 및 위생상태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서비스 개선도 마찬가지다. 음식점 테이블 한쪽 측면에 서랍을 달아 손님이 직접 수저와 냅킨 등을 셋팅 하거나 셀프 찬 코너 의 도입, 바텐식 인테리어 도입 등은 인력 절감을 위한 방법이다.

셀프서비스도 하나의 방안이다. 과거 셀프서비스는 커피나 분식 패스트푸드 등 젊은 고객층 대상 업종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전문음식점이나 한식에도 도입되고 있다. 곰작골나주곰탕 의정부회전목마점은 곰탕과 오리고기의 결합한 상호보완적 상품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인데 식당 한켠에 무한리필 쌈채와 샐러드를 제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고객은 무한리필 채소를 즐겨서 좋고 매장은 인건비를 절감해서 윈-윈하는 사례다.
인건비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직원의 역량을 키우는 방안도 있지만 직원이 장기근속하게 되면 학습효과에 의해 자연적으로 역량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33 떡볶이 본점 장아연 사장은 4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다. 원칙은 철저하게 지키지만 생일 챙기기부터 간식지원 휴가규정 등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배려한 경영으로 직원들의 사기와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후쿠오카함바그 동탄센터포인터몰점 같은 경우, 주말에는 주방에 3명, 홀에 3명, 주중에는 주방과 홀에 각각 2명씩 해서 항시 4~6명이 근무하고 있고 시간근무자까지 합치면 10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데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계속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3명이고 나머지 직원도 평균 근속연수가 2~3년에 이른다. 농담 삼아 “내가 만만하니 오래 있지?”라고 직원에게 말하기도 하지만 고1 때 시간근무로 시작한 직원이 좀 있으면 군대 가는 정도로 가족 같은 분위기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지호한방삼계탕 마포 대흥점의 직원들은 중국동포나 조선족이 아니라 내국인들인데 근속기간이 7~8년 정도로 길다. 주방장은 24세의 나이로 초창기 때부터 일해 지금 40이 된 베테랑이다. 주방장이 바뀌지 않으니 맛이 유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직원관리의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으로 생각하고 대우한다. 실제로 직원의 자녀가 입학이나 졸업 등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등록금이나 노트북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경우 급여를 당겨주거나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인건비 수준도 문제이지만 시간제 종업원의 불안정적인 근무도 외식업을 운영하는 사장의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이다. 이 때문에 최근 가족창업은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창업방식이다.

불막열삼 화명점은 2014년 오픈할 때부터 올케(남동생의 부인)와 아들이 함께 매장을 운영해 왔다. 매장규모가 작아서 가능한 경우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몇 번 시간제 직원을 고용했지만 관리의 어려움과 근무영속성의 불규칙성으로 곤란을 겪었다. 아예 바쁜 경우에는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남편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돕는 가족경영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커피베이 춘천석사점은 부부가 일하면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경우다. 약 7년 전에 만나 부부의 꿈인 바리스타 학원을 위해 첫 단계로 2015년에 카페를 열게 되었다. 보통 부부가 창업을 하면 각자의 역할이 구분되어 업무적으로 충돌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은데 이들 부부는 공동의 취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역할이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일하면 서로 의지가 되고 마음이 통해 어려움도 헤쳐 나가는 동력도 되지만 24시간 함께하다 보면 갈등 요인도 생겨 사소한 일로도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 위해 부부가 함께 사업을 하는 경우는 서로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여 충돌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다. 바보스 경기 의왕역점의 경우에도 부인은 주방을 남편은 홀을 전담해 서로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했고 작은 일이라도 정보를 교환해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업종·환경에 고려한 합리적 전략 선택

인건비 절감이 아니라 아예 무인점포를 선택하는 창업자도 많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프리미엄도서관과 도서관카페, 공간대여사업, 셀프빨래방, 무인물품보관사업 등은 자금 여유는 있지만 육체노동과 복잡한 운영을 꺼리는 퇴직자들과 주부 창업자 등에게 인기다. 아예 혼자 할 수 있는 기술형 창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반딧불이 같은 실내공기정화 사업. 주방청소대행업, 렌텔가전관리 사업 등이 그 예다.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자동화, 서비스 및 주방 프로세스의 개선, 직원과 좋은 관계를 통한 장기근속, 친인척 및 부부와 함께하는 가족경영 등 여러 방안이 있지만 업종과 환경에 따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 하고 있는 아이템이 자동화에 적합한지, 고객은 잘 적응하는지, 현재 주방환경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등 꼼꼼히 따져보고 또 직원들의 인성과 교육수준은 어떤지, 함께 운영할 가족의 성향은 어떤지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보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전문교육기관에서 이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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