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모씨는 지난 3일 일요서울에 김대균 대표로부터 받은 고소장 일부를 공개했다.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지난해 5월 토종 카페 프랜차이즈로 성공 길을 걷던 탐앤탐스 김대균 대표가 회삿돈 횡령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떠들썩했다. 김 대표는 현재 배임 등의 혐의로 3차례 공판을 받았으며, 오는 11일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선고를 앞두고 김 대표의 횡령 등 비리를 최초 폭로한 황모씨는 재판부를 향한 김 대표의 호소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새로운 주장을 펼치고 나섰다. 일요서울은 황씨로부터 입수한 진정서를 토대로 이번 사건의 문제들을 파헤쳐 본다.

김 대표와 황 씨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황 씨에 따르면 황 씨는 회사 운영에 있어 부당함을 느껴 김 대표를 상대로 수차례 직언에 나섰다. 이를 두고 김 대표는 운영에 뜻이 맞지는 않다는 이유로 황 씨의 재직 당시 행적을 문제 삼아 해고했다.

그 후 황 씨는 청와대 군민신문고를 통해 김 대표의 불법적 행위(배임, 횡령, 위증교사, 사문서 위조, 조세범처벌법위반)를 공익 제보했다. 그 후 김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게 됐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기소해 지난 5월 23일 1차 공판을 시작으로 5월 24일 2차 공판, 6월 10일 3차 공판을 마쳤다. 검찰은 지난 3차 공판에서 김 대표에게 징역 5년, 벌금 10억 원, 추징금 12억 원을 구형했다. 김 대표 변호인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공소사실과 배임수재 혐의를 인정한다”며 “다만 배임수재 상당액을 피해자에 해당하는 탐앤탐스에 무상 양도한 점을 참작해 달라고”발표한 바 있다.

“재산증여 안했다”
오는 11일 김 대표의 최종 선고일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김 대표 입장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해당 청원글을 게시한 것은 전 직원 황 씨. 황 씨는 김 대표가 지난 3차 공판에서 재판부를 향해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에 끼친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가진 모든 재산을 회사에 무상 양도했다’는 호소는 ‘새빨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재산 중 단 한 푼도 회사로 증여되지 않았으며, 회사 명의로 돌린 부동산은 협력업체에 ‘갑질’해 강탈했다는 것. 그러면서 같은날 재판부를 향해 진정서도 제출했다.

황 씨는 “김 대표가 회사에 무상 양도했다고 하는 부동산(대지 약 330㎡, 건물 3개동)은 탐앤탐스의 협력 업체였던 로스팅원두 공급업체 (주)빈블레스로부터 강탈해 간 부동산”이라고 주장했다. 황 씨에 따르면 김 대표는 빈블레스의 원두를 납품하겠다는 명분으로 회사 지분의 50%를 요구했다. 그 후 지난 2017년 빈블레스에 납품을 끊겠다는 통보를 했고, 자신이 보유한 지분 50% 대신 빈블레스의 로스팅공장과 약 50~60억 원 상당의 건물과 대지 등을 상계한다는 뜻을 표했다. 그 후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해당 로스팅공장을 탐앤탐스의 명의로 변경한 것이다.

이를 두고 황 씨는 “사실상 1인 회사나 다름없는 회사에 자신의 전 재산을 회사에 증여해 변제한 것처럼 재판부를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황 씨는 ‘증여 대상’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재판부가 김 대표의 재산 증여에 대한 호소를 받아들여 양형에 참작한다고 해도, “탐앤탐스 및 전 계열사 법인의 지분구조는 김 대표의 1인 주주체제이므로 본인의 회사에 본인의 재산을 양도했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여론몰이, 억울할 수도
황 모씨는 무엇보다 김 대표로부터 비리 폭로 후 보복성 역고소를 당해 악몽같은 3년 6개월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김 대표의 비리를 폭로하는 공익제보를 하자, 제보자가 황 씨라는 것을 안 김 대표가 고소를 하고 나선 것이다. 재직 당시 부하직원들의 부정행위(휴일근무수당 부정징수, 이메일 계정 해킹)를 찾아내, 사기교사죄 및 정보통신보안법위반 교사죄 등으로 고소했다. 결론적으로 황 씨는 지난 4월 25일 최종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 같은 비리폭로에 따른 역고소 사례는 비단 탐앤탐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기업 대표의 ‘갑질’ 논란이 한창이던 4월, 온라인 영상제작 콘텐츠 업체 셀레브의 전 직원이 임상훈 대표의 갑질을 폭로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임 대표는 사과문을 올리며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다음 달 해당 전 직원을 상대로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의 민‧형사 소송을 동시 제기했다.

해당 전 직원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소송에 따른 비용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셀레브 임 전 대표와 전 직원의 법정다툼은 오는 25일 3번째 공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은 “폭로에 따른 보복성 고소가 일어나는 일은 근절돼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적 흐름에 따른 여론몰이로 억울한 사연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정확한 조사를 통해 재판부가 국민들에게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탐앤탐스는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연매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4~5% 수준이던 매출 하락세가 지난해 10%를 웃돈 것이다. 2016년 870억400만 원 2017년 831억8000만 원 2018년 745억100만 원 등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4.4%에서 3.3%로 1.1%P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대표의 재판으로 탐앤탐스 브랜드 이미지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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