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환골탈태'
홈플러스의 '환골탈태'
  • 신유진 기자
  • 입력 2019-07-05 20:25
  • 승인 2019.07.05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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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사장 "비정규직 없는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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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유통업계 첫 여성 CEO인 임 사장은 소통과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직원 간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직원들을 상대로 직접 손편지를 작성한 데 이어 협력사 대표들과 릴레이 간담회도 가졌다. 또한 1만 4000여 명의 무기계약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발령 내는 등의 통 큰 결정으로 기업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홈플러스 전체 직원의 62%가 지난 1일 자로 정규직이 됐다. 홈플러스의 정규직 비율은 99%에 달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사원 1만 4283명을 정규직으로 발령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홀딩스 등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 2만 3000여명 가운데 정규직 비중은 99%를 기록하게 됐다.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1%(228명)만 남았다. 홈플러스는 정규직 전환과 더불어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별도 직군을 마련하지 않고 기존의 ‘선임’ 직급으로 발령 냈다. 선임은 5년 근무 시 주임으로 직급 상승이 가능하며 대리, 과장, 부장 등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홈플러스의 정규직 전환은 별도의 자회사 설립이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직급인 선임에 발령했다는 것에서 그 의미가 크다. 

99% 정규직 전환, 무기 계약직 서러움 풀리나   

임 사장이 지난 6월에 쓴 자필편지 또한 직원들에게 큰 공감을 샀다. 직접 펜으로 쓴 손편지는 A4용지 4장 분량이었다. 편지에는 “유통 산업 불확실성이 커져 전통 유통 사업자가 생존을 위협받는 시기”라고 전했다. 임 사장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융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확대하고 배송 전쟁인 현재, 경쟁력을 높여 모바일 사업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선식품을 강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6가지 경영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 “저는 이 격한 경쟁 속에서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는 우수한 유통 역량을 최대한 살려낼 것이고, 누구보다도 지속 가능하고 기존 자원을 효율화한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이 일을 달성하기 위해 전조직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 세월 동고동락했던 회사와 동료가 함께하는 우리 모두는 공동운명체다.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란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모두가 하나 되어 믿음의 손을 잡는 모습을 꿈꾼다”고 말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마지막으로 “홈플러스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다 우리는 이 일을 신뢰와 집념으로 끝까지 할 것이며 이 여정에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고 그 성공을 끝까지 함께 누려간다”고 밝히며 홈플러스 임직원 모두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포부와 다짐이 보였다. 
경영자가 직접 나서 손편지를 쓰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손편지 이후 홈플러스의 이미지는 친근하고 정 많은 경영자가 운영하는 대형마트라는 인식으로 자리 잡혔다. 

이후 불황 속에서도 임 사장은 2019 회계연도에 새로운 돌파구의 전략을 선보이며 성과를 거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6월 말부터 반년간 대구점 등 기존 매장 16곳을 하이브리드 스토어 ‘홈플러스 스페셜’로 리뉴얼했다. 1인 가구뿐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 높은 박스 단위의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도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각 업태의 강점을 결합한 신개념 대형마트 모델이다.
 
지난달 말에는 협력사 대표들과 릴레이 간담회도 열었다. 수백 곳의 협력사 관계자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일반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분야별 주요 협력사 대표들과 4시간가량 끝장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현장의 고충과 아이디어를 직접 듣고 톱다운 방식으로 협업방안을 모색했다. 임 대표는 “목숨을 걸고 협력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장을 만들겠다”며 “목숨 건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2만 4000여 명의 임직원과 2000여 협력사, 7000여 임대매장의 명운이 함께 걸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의 사내대장부 같은 리더십은 불황 속에서 홈플러스를 구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임일순 사장의 경영 방식 

한편 업계는 임일순 사장의 이번 결정이 지난 2월 발생한 홈플러스 감사실 직원 갑질과 노사 임금현상 문제로 빚어진 양측의 앙금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2019년 임금교섭을 진행했던 홈플러스지부는 회사가 최저임금 인상분에 상여금 및 근속수당을 포함하려 하자 교섭결렬을 선언했고 지난 1월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이에 홈플러스 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1월 한 달간 매장 내에서 현장 시위를 하고 전국 매장에서 2시간 부분파업과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 파업투쟁에는 총 1만여 명이 동참했다. 장기전으로 갈 것 같았던 시위·파업사태는 ‘2018년 12월 31일 기준 근속 1년 이상의 무기 계약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기본급 대비 상여금 연 200%(설·추석 각 100%씩) 유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또 비직책 선임과 주임, 대리도 연 200% 상여금이 적용됐다. 임 사장의 파격적인 대규모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경쟁업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인지 기대가 되고 있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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