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영웅 됐다, 그냥 당선될 것 같다”

김창준 전 미연방 하원의원
김창준 전 미연방 하원의원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남북미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3자 회동을 하면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JSA가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했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는 남북 분단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평화 이벤트가 펼쳐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JSA 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북측 판문각 앞까지 걸어간 뒤, 김 위원장과 함께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자유의집으로 갔다.

 

“판문점 회동, 트럼프니까 가능, 깜짝 놀랐다”
“김정은이 의지할 데가 없다” “김정은도 악마 같은 사람 아니다”

 

6·30 판문점 회동은 한반도 평화시대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북한과 관계된 사안은 불확실성이 높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으로 한반도는 분명 평화를 향한 걸음을 한 발짝 더 내디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정은, 생쇼 그만두고
살 길 찾으려는 것 같다“

 

일요서울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내 김창준정경아카데미에서 김창준 전 미연방 하원의원을 만났다. 판문점 회동에 대한 소감과 함께 미국 분위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김 전 하원의원은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미국에서의 정치활동을 마치고 국내에 들어와서 정경아카데미를 이끌며 민간외교관을 자처해 미국과 한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자는 김 전 하원의원에게 “판문점 회동을 어떻게 봤느냐”고 물었다. 김 전 하원의원은 “너무나 좋았다”라며 “트럼프니까 가능했다. 아무리 김정은이지만 이왕에 온 김에 만나자고 해서 받아줄지는 몰랐다. 깜짝 놀랐다 세계가 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그는 “그걸 받아주는 김정은도 활짝 웃고 하는데. 절대 흑심이 있는 거 같지 않았다. 만나서 해결하자는 걸로 보였다”라고 분석했다.

김 전 하원의원은 “삐딱하게 보면 급해서 저러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안 본다”며 “(김정은) 본인도 해결하고 싶어 하는 거 같다. 더 이상 생쇼는 그만두고 이대로 나가면 국민들이 굶어 죽으니까 살 길을 찾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러시아 대신
미국이 그래도 나아 보인 거다“

 

김창준 전미 연방 하원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극적인 자세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등의 도움을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란 얘기도 했다.

김 전 하원의원은 “김정은이 중국에 가서도 안 됐다. 6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북한을 도와줄 입장이 못 된다. 홍콩이 저러고 있는데. 다음은 대만일 테니 두고 봐라”며 “중국이 2025년 되면 세계를 정복한다는데 안 된다. 러시아는 아예 상관도 안 한다. 결국 김정은이 의지할 데가 없다”고 분석했다.

김 전 하원의원은 “좋은 징조다. 내가 보기에는 서광이 보인다. 김정은도 악마 같은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봐도 중국과 러시아는 안 되고 제일 적으로 생각했던 미국이 그래도 나아 보인 거다. 게다가 우리가 또 있고”라며 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만남에 나선 배경을 분석했다.

기자는 김 전 하원의원에게 판문점 회담에 참여한 세 정상 중 누가 승자인지 물어봤다.

김 전 하원의원은 “세 사람이 다 승자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뒤로 물러나서 두 사람을 집중 조명 받게 했다. 그게 쉽게 안 된다. 내 나라에 왔는데. 그걸 양보하면서 둘을 동시에 칭찬하는 거 보고 대통령 인격을 존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영웅이 됐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그냥 당선될 거 같다. 트럼프를 반대하는 CNN도 훌륭하다고 했다”며 “이거 이렇게 끌고 가면 누가 맡아서 하겠나. 공화당에서는 전부 트럼프만 밀자는 분위기다”라며 미국 현지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재선 확실히 됐다”
“文 대통령은 신사다”

 

김 전 하원의원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정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와 안보다. 경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기본이고 안보는 북한 등의 핵위험 등이다.

김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두 개 다 위기로 만들어 놨다. 경제위기, 안보위기 두 개를 이렇게까지 끌고 왔다. 이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트럼프가 낫지. 누가 중간에 들어와서 다시 하겠나”라며 “재선은 확실히 됐다. 이번에 이걸 보고 더 확실시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하원의원은 이번 판문점 회동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새롭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반대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신사다. 잘했다. 자기가 나서지 않고 웬만하면 내가 다 한거야 하며 같이할 텐데 뒤로 물러나서 김정은과 트럼프를 돋보이게 했다”며 “모든 영광을 두 사람에게 비추게 하고 자기는 뒤로 물러났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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