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4. 동력선 정박지 인근 파고 0.2m에 불과, 높은 파고에‘해면반사파’로 오인했다는 군 당국 발표에 의혹 더 커져

[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정종섭 국회의원(대구 동구 갑)은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동해 해양기상자료(2019. 6. 9.~6. 15.)를 분석한 결과 높은 파고 때문에 ‘해면반사파’로 오인했다는 군 당국의 발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7일 밝혔다.

북한 동력선이 삼척항 입항 전 밤새 머문 곳의 평균 파고가 0.2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 직후 열린 백브리핑에 배석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조강래 소장)은 기자들에게 “당시 기상조건이 파고가 1.5~2미터였다.

북한 선박 높이가 1.3미터”라며 “근무요원들이 파도에서 일으키는 하나의 반사파로 인식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한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당시 배부된 국방부「북한 소형 목선 상황 관련 보고」에 따르면, ‘군이 파고를 부풀렸음’ 의혹에 대해 ▲당시 원해 해군함정 작전기상과 육군 해안레이다 작전기상을 고려하여 판단, ▲기상청과 달라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지 설명은 없었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국방부장관은 “해상작전 하고 있는 실제 함정에서 지속적으로 1~2M(라고 보고)”, ▲합참의장은 “(해당 구역 비추는)레이더 성능, 인접 레이더들보다 안 좋아 해면반사파 많았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은 “17일 브리핑이 맞다. 기상청과 작전기상 다르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북한 동력선이 삼척항에서 3.3km 떨어진 곳에서 정박한 지난달 14일 20시부터 다음날 07시까지 동력선과 직선거리 2km인 기상청 부이 ‘삼척’(위도 37.4017, 경도 129.2292)에서 측정한 값은 최대파고 0.5m, 평균파고 0.2m에 불과했다.

같은 시각 삼척항에서 직선거리로 40여km 떨어진 기상청 해양기상부이 ‘동해’(위도 37.48056, 경도 129.59)에서 측정된 최대파고는 1.1m, 평균파고는 0.5m에 불과해 원해(遠海)에서도 당일 파고는 잔잔했다는 점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결국 북한 동력선이 입항 ‘대기’했던 시간동안 동해바다의 파고는 먼 바다 평균 0.5m, 동력선 인근 바다 평균 0.2m로 매우 양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낙후된 장비’와 ‘인력 숙달 부족’ 탓만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군은 “작전기상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하면서 은폐‧조작 의혹 일체 부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종섭 의원은 “기상청 부이가 북한 동력선으로부터 불과 2km 남짓함에도 불구하고 군은 작전기상이 더 정확하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며, “지난 3일 국방부가 발표한 ‘셀프조사’ 결과는 오히려 더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명백한 경계실패에도 당당하게 ‘작전기상이 옳다’는 군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그렇게 자신있고 숨길 것이 없다면, 청와대와 군이 적극적으로 국정조사를 수용해 모든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혹 해명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더 큰 의혹과 불신만을 낳고, 이 같은 안보실패가 반복될 뿐”이라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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