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文-金 3자회동, 전문가에게 듣는다!②] 김재경 의원 “비핵화 논의는 ‘꽃놀이패’” 
[트럼프-文-金 3자회동, 전문가에게 듣는다!②] 김재경 의원 “비핵화 논의는 ‘꽃놀이패’”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9-07-07 16:15
  • 승인 2019.07.08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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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있던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온 세계가 주목했다. 이들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3자회동을 한 뒤 판문점 자유의집으로 장소를 옮겨 53여분간 북미회담을 진행했다.  이에 일요서울은 역사적인 3자회동 이후 각국이 얻은 성과와 앞으로 비핵화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할 지를 전문가에게 물었다.

두 번째 주자는 제20대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올해 4선의원으로, 제20대 국회 후반기 외통위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 4일 김 의원과 유선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정부 차원의 ‘플랜B’ 필요…아무런 대책 없이 비핵화 가능하단 말 답답해”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이번 6.30 판문점 북미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소극적·수동적 자세를 보여 실리를 얻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양국 정상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돌려 대화의 물꼬를 트는 중재자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관한 견해는.

▲양쪽 입장이 모두 가능하다고 본다. 보는 시각에 따라 주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안위가 걸린 문제를 우리나라에서 회동을 한 것인데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객(客)’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회담의 성과다. 과연 비핵화로 가는 데 중핵적인 회동이 됐다면 객이면 어떻고 운전자면 어떻겠느냐. 하지만 이 회동의 성과나 의미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지난 3일 미국의 주요 일간지 두 군데서 회동 직후 우리 식 표현대로 하면 ‘스몰딜’인 핵 동결의 시나리오가 강력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각자의 필요에 의한 이벤트로 평가절하 돼 버렸다. 가장 먼저 평가절하 한 것은 일본 언론이었는데, 미국 언론에서도 잇따라 박한 평가가 나온 게 아쉽다.

-이번 회동으로 각국이 얻은 성과는.

▲남북미 정상 세 사람한테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 이들의 공통된 관심사가 회담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주동력이다. 첫 번째는 가능성이다. 세계 평화, 비핵화, 평화 협정 등의 의제가 얼마나 매력적이냐. 이에 대해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면서 이것이 가능할 것 같다는 흐름대로 가는 거다. 그러면 아무도 시비를 걸 수 없다.

문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비판하기가 쉽지 않다. 나중에 비핵화가 안 되고 실패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당시 진정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변명할 수 있다. 성공하면 그대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거고, 실패해도 얼마든지 변명의 여지가 있다. 바둑으로 말하면 ‘꽃놀이패’인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세 사람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 가능성의 국면을 갖고 가고 싶지, 파국의 길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문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서민 경제,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경제 불황 등으로 서민 경제는 바닥에 주저앉은 지 오래다. 혹독하다. 거시 경제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지지도의 두 축은 먹고사는 것과 안보다. 이미 한 축인 경제는 무너졌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들고 있는 유일한 기둥은 대북관계다. 대북 관계가 ‘가능성 제로’가 되는 것을 문 대통령은 상상도 하기 싫은 거다. 이게 안 되면 지지율이 완전히 바닥으로 간다. 어떻게든 이 가능성의 국면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도 어렵지만 극한대치로 고립을 자초해 더 큰 위험에 직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정쩡하지만 이 상태로 시간을 갖고 가는 거다. 그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완성되는 날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이 완성된 순간, 미국이든 우리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요소가 맞물린 3자회동이었다. 그러다 보니 비핵화에 대한 본질적인 대화는 하나도 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북한 비핵화 문제 언급에 대해 일각에서는 ‘총선 대비용’이며 나아가 ‘대선’을 노린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그런 큰 그림까지 구상 중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 정부는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 경제 실정 때문에 (지지도의) 날개 한 쪽이 완전히 꺾였다. 이 대북문제마저 불씨를 살리지 못하면 현 정부가 설 자리가 없다. 이런 절박한 상황 때문에 대북 문제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만약 비핵화 문제가 또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현 정권 역시 타격을 입게 될까.

▲이것은 현 정권에 대한 타격의 문제 정도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다. 북한은 핵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핵이 없다. 미국의 제재 효과로도 (북한에게서) 핵을 거두지 못했다면, 우리가 살 길은 북한과 같이 핵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히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플랜B’가 필요한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만 말해 답답하다.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북한이 핵을 내 놓는다면 정권이 무너지고, 목숨이 보장 안 되는데 (핵을) 내 놓겠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세 사람 모두 지금은 가능성의 국면을 필요로 하지만 언젠가는 각자의 입장이 달라질 것이다. 김 위원장의 경우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ICBM 제작을 완성한다면 더 이상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정면 대결만 필요한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ICBM까지 손에 쥐었다면 계속 경제 제재를 감내하면서 인내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비핵화 가능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 더 현실적인 플랜B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은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한미 동맹의 공조 위에 있어야 한다. 아울러 더욱 촘촘한 제재만이 북한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제재는 국제사회와 한미 공조라는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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