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 [뉴시스]

8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윤 후보자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만남이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원장과의 만남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며 방어했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에게 총선 출마를 제의받은 사실이 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을 지난 4월 만났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오보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오보라는 뜻"이라고 4월 만남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지인이 부른 자리에서 양 원장을 처음 만났으며, 마지막으로 만난 건 지난 2월께라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을 처음 만난 시점에 대해서 "2015년 대구고등검찰청 근무 시절 연말에 가까운 선배가 주말에 서울 올라오면 한 번 얼굴을 보자고 해서 식사 장소에 갔더니 양 원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양 원장이 이 자리에서 총선 출마를 제안했지만 "정치에 소질이 없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그분을 만났던 건 그분이 야인이던 시절이다. 출마하라는 이야기를 간곡하게 했는데 전 거절했고 제가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당시 공직 사퇴 기한이 있었는데 몇 차례 전화가 왔다""'다시 생각해볼 수 있느냐'고 해 '전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양 원장과의 만남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문제 삼았다.

주 의원은 "양 원장을 만난 게 매우 부적절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생각한다""어쨌든 총선에서 인재 영입을 제안했고 양 원장과 친분을 맺어왔다고 이야기한다. 또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는 중앙지검장 자리에 있으면서도 2차례나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총장 후보자인데 올해 2월 만났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검찰권 행사의 독립성을 국민들이 인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양 원장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양 원장이 검찰총장 시켜준다고 그러더냐"고 윤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김 의원의 질문에 윤 후보자가 황당하다는 듯 웃자 김 의원은 "지금 자세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복심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는데 피식피식 웃는다. 아무런 이야기도 안 할 거면 뭐 하러 만났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불과 몇 달 전이니까 아마 검찰총장이 될지도 모르니 이런 저런 사건들을 잘 좀 하라는 이야기를 했을 거라고 추측이 된다"면서 "양 원장이 당시 어떤 사건의 수사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우리 당에서 양 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곧 피의자가 될 사람을 몇 달 전에 만나 대화를 한 게 적절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윤 후보자는 "몇 달 뒤에 고발될 것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도 "(양 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슬 퍼런 검찰의 칼날을 이용해 사정으로 몰아넣겠다는 의도가 아니었겠느냐.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거냐"고 따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두 사람의 만남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방어에 앞장섰다. 김종민 의원은 "(양 원장과) 정치적 대화를 나누거나 상의하거나 하는 내용이 있었느냐""'검찰총장을 해보면 어떠냐', '검찰총장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오간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저나 그 분이 둘 다 술을 좋아한다"면서 "그 자리 자체가 그냥 지인들과 만나 술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그런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그냥 만나서 밥 먹은 게 의혹이 되거나 질문거리가 돼선 안 된다""직무와 관련해 어떤 단서가 있어야 그게 청문회장에서 검증거리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 후보자는 "제가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 여야 의원들을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들으려고 한다"면서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건 조심하겠다"고 해 잠시 여야 의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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