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전 6시50분께 강원 삼척시 정라동 삼척항에 자력으로 입항한 북한 주민 4명을 해경이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5일 오전 6시50분께 강원 삼척시 정라동 삼척항에 자력으로 입항한 북한 주민 4명을 해경이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소형 목선 사건 관련 경계 책임부대인 육군 23사단의 한 병사가 한강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군 당국은 해당 병사의 숨진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업무와 관련해 간부의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육군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858분께 서울 원효대교에서 육군 23사단 소속 A일병(21)이 한강으로 뛰어 내렸다. A일병은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숨졌다.

A일병은 지난달 15일 북한 소형 목선 입항 사건이 발생한 삼척항 인근 소초 상황병으로 복무 중이었다. 정기 휴가를 나왔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A일병의 휴대전화에서는 투신 전 심경을 담은 글이 발견됐지만, 개인 신변에 관한 내용으로 북한 목선 등 경계 부담에 대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4월 소속 부대가 소초 투입 후 업무 관련해서 간부의 질책이 꾸준히 있었던 것으로 헌병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소초에 같이 근무하는 간부의 질책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 유가족에게도 설명을 했다""폭행이나 가혹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는데 간부의 질책이 이번 투신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는 추가로 조사를 해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신 사망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 목선 관련 경계 책임부대인 육군 23사단이 국방부 전투준비태세검열실과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상황병인 A일병이 간접적으로나마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육군은 수도군단 헌병단장을 수사본부장으로 A일병의 투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8군단 헌병대장으로 하여금 부대내 가혹행위 등 부조리가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국방부는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육군 23사단장을 통합방위태세 유지 과오 책임을 물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또한 국방부는 박한기 합참의장 등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하고, 직접적인 경계 책임을 지고 있는 제8군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 당국이 레이더에 포착된 표적을 판독하고 식별하는 작업과 경계근무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당시 북한 목선이 삼척항으로 입항하는 장면은 인근 소초에서 운영하는 지능형영상감시장비(IVS)와 해경 CCTV 1, 해수청 CCTV 2대 중 1, 삼척 수협 CCTV 16대 중 1대의 영상에 촬영됐다.

지난 614일 오후 718분부터 오후 815분까지 북한 소형 목선으로 추정되는 의심 표적이 한 레이더 기지 책임구역에 포착됐지만, 당시 운용요원은 자기 책임구역에 집중하느라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레이더에는 614일 오후 86분부터 북한 소형 목선으로 추정되는 의심 표적이 포착됐지만, 운용요원은 이를 해면반사파로 오인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