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n 여행이야기] 남태평양의 블루 파라다이스- 첫 번째 여정
[Go-On 여행이야기] 남태평양의 블루 파라다이스- 첫 번째 여정
  • 프리랜서 함희선 기자
  • 입력 2019-07-10 10:29
  • 승인 2019.07.10 10:35
  • 호수 1314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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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Caledonia,French Paradise in the South Pacific]
[편집=김정아 기자/사진=Go-On 제공]
[편집=김정아 기자/사진=Go-On 제공]

 

이름조차 낯설기만 한 남국의 섬. 뉴칼레도니아에 흠뻑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 없다. 순수함으로 가득한 대자연은 여행자에게 다정하고, 서서히 스며든 프랑스 문화는 섬을 또 다른 의미로 흥미롭게 한다. 남태평양에 떠 있는 푸른 섬. 뉴칼레도니아에서 천국의 조각을 맛봤다.

누군가를 위한 낯선 세계

뉴칼레도니아는 누구에게나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할 수 있는 섬이 아니다. 무엇보다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마 벌써 이름만 듣고 고개부터 갸우뚱거리는 이가 훨씬 더 많을 테다. 지도를 펼쳐놓고 호주에서 동쪽으로 1,5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바다 위를 찾아보면 마치 손가락처럼 생긴 좁고 긴 섬이 하나 보이는데, 그 섬이 바로 피지, 통가, 바누아투, 뉴질랜드를 이웃으로 하고 있는 뉴칼레도니아의 땅이다. 처음 뉴칼레도니아에 간다고 말을 꺼냈을 때 지인들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거기가 어딘데? 뉴칼레도니아는 왜 가는 거야? 그 나라에서는 뭘 할 수 있지?” 인천공항에서 체크인을 도와줬던 항공사 직원은 더 심했다. “손님, 최종 목적지가 어디죠? 뉴칼레도니아의 수도라고요? 아, 누메아... 그럼 SB 코드는 혹시 어느 항공사인지 알 수 있을까요?”

현재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직항편은 없고, 일본이나 호주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까운 일본을 경유하더라도 일본에서 뉴칼레도니아까지 9시간 남짓 비행시간이 소요되므로 쉬운 발걸음은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오로지 뉴칼레도니아의 항공사 에어칼린만이 여행자들을 몇몇 주변 국가로 실어 나르고 있을 뿐이다. 한국-일본 노선 체크인을 진행했던 항공사 직원에게조차-매일같이 수없이 많은 목적지를 오고 가는 여행자들을 만나면서도-뉴칼레도니아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나라인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뉴칼레도니아를 목적지로 고른 이유는 명확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여행 횟수가 증가할수록 ‘나만 알고 싶은 욕심’이 커져만 가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이미 익숙하게 봐 온 여행지는 웬만해서 가슴이 두근거리지도 않는다. 뉴칼레도니아가 내어주는 기쁨은 좀 다른 종류종류다. 낯선 목적지에 떨어졌을 때 느껴지는 경도의 공포와 아찔한 긴장감. 넘쳐나는 정보 속에 여행하던 패턴 대신, 턱없이 부족한 정보 속에 온전히 나만의 본능대로 앞장서게 만드는 여행의 힘. 이제는 희소해진 여행의 참된 재미를 되살려주는 것이다. 더불어 길을 가다 한국인을 마주칠 우연의 확률이 아주 낮은 것도 또 하나의 희열이었다.

꾸밈없는 순수한 매력의 땅

이미 알고 있었다. 뉴칼레도니아가 남태평양의 유명 휴양지 타히티나 피지가 그러하듯 순수한 천국의 풍경을 품고 있다는 것. 어떤 미사여구를 입에 올려도 감히 그대로 전할 수 없는 빛을 품은 아름다운 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바다만 바라보며 시간을 다 써 버린다 해도 뿌듯하기만 할 그런 세상이 펼쳐지는 섬이라는 것을 말이다.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 말고는, 이미 아는 이들에겐 뉴칼레도니아는 ‘천국에 가까운 섬’으로 불린다. 이웃하고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사람들, 그리고 직항편이 있는 일본인들에게는 휴양지 하면 딱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섬이자 휴가철이면 가고 싶다 노래를 부르는 인기 여행지다. 

이 열대 섬이 다소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프랑스의 해외 자치령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간단히는 이렇다. 일상에서 모두가 불어를 쓰고, 슈퍼에 가면 바게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프랑스인들이 오기 전 이 땅의 주인이었던 카낙Kanak이라고 하는 원주민들도 프랑스 여권을 쓴다. 당연히 본토에서 넘어온 프랑스인도 대거 거주하고 있다. 1853년 프랑스가 뉴칼레도니아를 점령한 이후 이주해 온 프랑스인과 유럽인들의 자손 칼도쉬Caldoches를 비롯해 주변의 폴리네시아에서 유입된 인구까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고 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은근하게 섬에 스며들어 있는 프랑스의 문화가 열대의 풍광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뉴칼레도니아의 공식 별칭 역시 ‘남태평양의 프랑스’ ‘프렌치 파라다이스’다.

그동안 경험했던 휴양지와 달리 뉴칼레도니아는 여러 의미에서 담담한 매력이 있다. 상점들은 오후 5시면 문을 닫아버리고, 호텔에 투숙해도 와이파이가 무료 제공이 아닌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스노클링 장비를 빌리는 곳이 일찍 문을 닫아 걱정하면, 그냥 내일 반납하면 된다고 웃어넘기는 식의 비철저함을 종종 겪게 된다. 대부분이 소소한 일들이지만, 여행자를 위해 일부러 애쓰지 않는 듯한 분위기다. 물론 현지인들은 순간순간 놀랍도록 친절하다. 공항 입국심사대에서부터 섬을 떠날 때까지 다정하지 않은 이를 보지 못했다. 다만 그들의 삶과 일의 균형 안에서 여행자들을 환영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니켈 수출이 뉴칼레도니아의 주요 산업이에요. 관광업 의존도는 그것보다 낮습니다.” 아, 그러면 그렇지, 현지 여행사 직원의 설명이 마음속으로 품었던 의구심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풀어 말하자면, 억지로 애쓰지 않고, 그들의 진심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라고 할 수 있으려나.

뉴칼레도니아는 꾸밈없이 순수한 땅이다. 날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행자라고 해서 진짜가 아닌 걸 예쁘게 닦아서 보여주는 법이 없다. 뉴칼레도니아로 떠나는 여행이란 저기 먼 남태평양 바닷가 섬마을에 사는 이들의 아름다운 동네를 슬쩍 둘러보는 것. 이방인도 이것저것 탐하지 않고, 이 풍경이 매일 보던 것인 양 담담하게 즐기는 것이 뉴칼레도니아라는 천국을 맛보는 최고의 방법이다. 

 

프리랜서 함희선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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