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미국 경제는 주저앉는데 반해 중국 경제가 떠오르자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교문화권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몇 차례 한국 부모의 자식에 대한 높은 교육열과 중국인의 교사에 대한 존중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러자 대만계 미국인인 에이미 추아(蔡美兒) 예일대 법대 교수가 아예 중국계 미국인 부모들의 강압적이고 주입식 육아방식을 찬미하고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녀는 올 1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자신의 엄격한 육아방식을 소개하였다. “왜 중국 엄마들이 우수한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두 딸을 중국 전통방식으로 엄격하게 키워 모범생으로 만든 경험을 적었다.

49세인 추아 교수는 주입식 교육방식으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습 때, 아이들의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밤늦게 까지 먹을 것도 안주고 화장실에도 못 가게 하며 연습을 시켰다. 학점은 반드시 A 이여야 했다. TV 시청, 컴퓨터 게임, 방과후 놀이, 밤샘 파티 등은 엄격히 제한되었다. 한국 등 아시아 타이거 맘(호랑이 엄마)의 전형적 치맛바람 유형이다.

추아 교수의 자식 교육에 대해 지지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대부분 비판적이었다. “아동학대자” 수준이라고 경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고 창의력도 앗아간다’며 ‘음악적 기술은 늘겠지만 음악에 관한 애정을 파괴한다’고 적시하였다. 이어 이 신문은 그로인해 15~24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자살률이 높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카이스트(KAIST) 학생들의 높은 자살률을 떠올리게 한 슬픈 대목이기도 하다.

실상 아시아계 타이거 맘의 ‘아동학대’ 육아방식은 일류 대학에 들여보낼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서 독창적이며 진취적 창의력을 억누르고 지(知) 덕(德) 체(體)를 고루 갖춘 전인적 인성을 박탈한다. 소아병적 좀생이 인간으로 꼬이게 할 수 있다.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처럼 창의성을 발휘해 세계의 IT 기업계를 지배할 만한 통 큰 인물을 배출하기 어렵다.

미국의 독창적 창의력 교육은 다시금 미국의 경제 부활을 예고하는 듯싶다. 지난 4월 20일 발표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 등의 올 1분기 매출과 순수이익 실적이 미국 경제의 부활을 예고하는 것 같다.
애플은 6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47억 달러, 인텔은 32억 달러, IBM은 29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은 26억 달러로 그쳤다. 이들은 독창적인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개발로 아시아에 빼앗겼던 IT 기업의 패권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IT 천재 육성은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게이츠의 아버지는 변호사였다. 그는 게이츠에게 학생시절 “수영 축구 같은 운동을 하라” “신나게 놀아라” “하고싶은 것 해보라”며 학점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지 덕 체의 전인적이며 진취적이고 독창적인 인간으로 키웠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는 고교 시절 컴퓨터에 심취하면서도 프랑스어, 히브리어,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를 배우고 펜싱 팀 주장까지 맡았다. 애플의 잡스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수학 교사에 의해 그의 재능과 적성이 인정돼 월반하기도 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타이거 맘의 강압 교육방식은 게이츠, 잡스, 저커버그같은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 자식들을 학점 기계로 몰아넣는 아시아의 교육은 서양의 과감한 창의력이 개발해놓은 첨단 기술을 베껴먹고 살 수밖에 없도록 짓눌러 둔다. 한국도 아이들을 학점 기계가 아닌 전인적이고 진취적이며 창의력 넘치는 인격체로 키워야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