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5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표지에 주먹 만 한 크기로 “주식회사 한국이 몰려온다”라고 썼다. 일본의 식민통치와 북한의 6·25 남침 폐허에서 전 세계로 무섭게 뻗어나가던 한국경제를 소개하기 위한 특집이었다. “과거 일본이 ‘주식회사 일본’을 과시 했던 것 처럼 ‘주식회사 한국’도 세계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로부터 16년 만인 지난 6월 한국 신문들은 K-Pop(한국 대중가요)의 프랑스 파리 공연을 가리켜 “K-Pop의 유럽 침공”이라고 썼다.

K-Pop의 파리 공연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대중가요를 앞세워 인류의 근·현대 정신문화 본거지이며 대중문화의 심장부인 유럽에 무혈 상륙하였음을 반영한다.

한국은 1980년대 중반 “주식회사 한국이 몰려온다”고 세계가 두려워 할 정도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상품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국은 물질적 성장만으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K-Pop 등 대중문화로 세계의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하늘의 천사들조차 부러워 할 정도로 한국인들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구촌에 우뚝 섰다.

한국 대중문화가 구름관중을 몰고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 였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부터 였으며 “한류(韓流)”라는 새 조어를 창조해 냈다. 이어 ‘시크릿 가든’ ‘최고의 사랑’ ‘내마음이 들리니’ ‘시티 헌터’ ‘소문난 칠공주’ 등 한국 드라마는 인터넷을 타고 아프리카, 중동, 북미주, 중남미, 유럽, 등지로 확산되며 세계인의 심금을 뒤흔들고 있다. 이집트 아인샴스 대학의 한 학생은 한국의 드라마를 거의 시차 없이 즐긴다고 했다.

미국 호놀룰루 시내 버스 안에서는 취재 중인 동아일보 기자에게 40대 백인 여성이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매일 저녁 한국 드라마를 보는 재미로 산다”며 한국 드라마에 흠뻑 빠져있음을 털어놓더라고 했다.

6월 10~11일 프랑스 파리 ‘르 제니트 드 파리’에서의 K-Pop 공연은 청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미 보도 되었 듯이 7000명의 관중들은 공연시작 5시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물론 멀리 국경을 넘어 영국 독일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폴란드 체코 세르비아 등에서 몰려들었다. 무대 앞 입석표를 산 팬 들 중에는 3~4일 전부터 공연장 앞에 침낭을 깔고 노숙하며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슈퍼주니어’ ‘샤이니’ ‘동방신기’ ‘소녀시대’ ‘f(x)’ 등 30여 명은 3시간 30분 동안 현란한 노래와 박진감 넘치는 춤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열광했다.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한 40대 후반의 프랑스인은 “저렇게 빠른 템포로 쉴 새 없이 춤추면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감탄하였다고 한다. 미국의 로스앤젤리스,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에 이은 파리 공연은 예상을 뛰어넘은 대박이었다.

돌이켜 보건데 대한민국은 피식민지로 전락했다가 겨우 독립하자마자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피바다가 되었다. 미국의 구호물자로 굶주린 배를 채워가며 판잣집으로 비바람을 막고 살아가야 했다. 가발과 오징어를 말려 수출하기 시작하였고 끝내 세계 7대 수출국에 13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기에 이르렀다. 이젠 대중문화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깡패 국회“의 3류 정치만 벗어난다면 모든 면에서 1류 선진국으로 우대 받기에 충분하다. 세계로 힘차게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무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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