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열전-대구·경북편⑧] 김부겸 '날개' 달고 유승민 '추락' 위기
[21대 총선열전-대구·경북편⑧] 김부겸 '날개' 달고 유승민 '추락' 위기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9-07-12 17:22
  • 승인 2019.07.12 20:45
  • 호수 1315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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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국회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이지만, TK 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말이 있다. TK지역의 강한 보수세를 비유한 것이다. 21대 총선에서도 한국당이 TK를 수성할지, 민주당이 세를 넓힐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눈에 띄는 지역은 대구 수성구와 동구다. 현재 두 지역은 지역구 의원의 대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수성구는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그가 이곳을 지켜내 대권주자로 나아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인 동구는 4선에 내리 당선됐음에도 불구, 이번 총선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며 타천으로 서울 종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변수가 포진한 TK지역 총선 판도가 주목된다.

2020년 4.15 지방선거 대구·경북 25곳 국회의원 출마 예상자 명단
2020년 4.15 지방선거 대구·경북 25곳 국회의원 출마 예상자 명단

- 갈 곳 없는 유승민, 대구 피해 서울 종로行?
- 김부겸, ‘수성갑’ 지키면 다음은 ‘대권’으로

[대구 수성갑] TK지도자 1위 김부겸 vs 김병준 빅매치

대구 지역 가운데 21대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수성갑이다. 이 지역은 인공연못인 ‘수성못’이 조성돼 있고, 아파트와 명문 학교 등이 있어 주거와 문화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듣는다. 자연스레 거물 정치인들이 눈독 들이는 지역구다.

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국회의원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은 62.3%라는 놀라운 득표율로 이 지역을 거머쥐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9대 총선에서도 이곳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한구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 그에게 20대 총선은 일종의 ‘재수’였던 셈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가능성을 봤다. 19대 총선에서 그의 득표율은 40.4%였다.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곳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이 얻은 성적치고는 선방이었다.

김 의원의 고향은 경상북도 상주다. 그는 ‘나는 TK 정치인’, ‘지역주의 타파’ 등의 기치를 내세우며 대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았다. 끊임없는 러브콜로 대구 민심을 얻은 김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으로 보답 받았다.

뿐만 아니라 수성갑을 따내며 김 의원은 일약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낼 당시 일처리가 안정적이었다는 세간의 평가와 보수세가 강한 곳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돼 저력을 인정받은 사실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김 의원은 조원씨앤아이가 대구매일신문의 의뢰로 진행한 ‘차기 대구·경북지도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에게 다가오는 총선은 ‘대권 굳히기’다. 그가 만약 이곳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정치력을 인정받고 TK를 넘어 전국으로 외연을 넓히고 대권 가도를 달릴 수 있단 의견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도 어렵사리 손에 넣은 대구 민심을 잃지 않기 위해 고투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행안부 장관 시절 지역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최근 지역구 재정비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16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요즘 대구 안팎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대구 분위기가 어떤지를 묻는다”며 “하나는 ‘대구 질책성’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대구 텃세성’ 질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두 가지 뉘앙스 어느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대구는 ‘수구꼴통의 도시’가 아니고, ‘문재인의 똘마니가 감히 넘봐선 안 될 도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이곳을 탈환할 장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순천 전 대구시의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른다. 이 전 수성구청장은 두 번의 수성구청장 이력이 있어 지역민과의 친밀한 스킨십이 장점이다. 정 전 시의원은 여성 의원으로서 3번의 광역시의원을 역임해 지역 일꾼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김 의원이 내심 ‘맞상대’로 원하는 건 김 전 비대위원장이라는 견해가 다분하다. 두 달간의 미국 체류 후 귀국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출마 사실은 공언했으나 지역구에 대해선 확언한 바 없다. 이에 한국당이 대구에서 비교적 ‘야당의 험지’로 꼽히는 수성구에 그를 전략 공천할 수 있다는 견해다.

여기에 김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순천 한국당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을 만났다는 설이 전해져 수성갑 출마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여당과 야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이들 간의 빅 매치가 성사돼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결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동을] 劉 텃밭 ‘삐끗’…지역구도 어렵다

5선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동을에서 내리 4선을 지냈다.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2005년 10.26 재보궐선거에서 동을에 당선됐다. 비례대표가 ‘지역구’ 배지를 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꼽히는데, 이것을 1년여 만에 해낸 것이다. 

유 의원은 이후 18·19·20대 총선에서도 이곳을 수성했다. 19·20대 총선 당시엔 무소속으로 당선될 정도로 해당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올해 총선은 이전과 다르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앞서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는 지난달 29~30일 동안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을 이용해 치러졌다(응답률 4.3%,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 보다 자세한 내용은 조원씨앤아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에 따르면 ‘차기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동·수성구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자유한국당이 49.8%로 가장 높았으며 민주당이 23.9%로 뒤를 이었다. 또 바른미래당은 대구 지역 전체에서 정당지지도는 5.5%를 얻었다. 

유 의원의 정치적 기반도 하향세를 타고 있다. 대구·경북 정치지도자를 묻는 질문에 그는 8.8%의 지지율을 얻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20.4%)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13.9%) ▲권영진 대구시장(1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10.5%) ▲유승민(8.8%) 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유 의원은 5위에 불과하다. 게다가 총선 불출마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 유 이사장보다도 후순위를 차지해 동을 표밭이 흐트러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들려온다. 

이에 보수통합론 흐름을 타고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이 합당해 유 의원이 종로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종로 출마설’도 나온다. 차기 대권을 고려해 지역구를 옮겨 존재감을 부각하란 의미다. 특히 서울 종로는 지역구 의원을 지낸 이가 대권에 출마하는 경우가 잦아 ‘정치 1번지’, ‘종로 찍고 대권’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와 달리 유 의원은 동을 사수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달 3일 경북대학교 특별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과 관련, “나는 어려운 길로 간다”며 “내게는 동을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4번이나 뽑아준 대구시민에게 정당이든 지역구든 쉽고 편한 곳을 찾아가는 정치는 안 할 것이고 제일 어려운 길로 꿋꿋이 가겠다”고 동을 출마를 못박았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유 의원의 발언 이튿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유 의원이 서울에 나오면 대구보다 더 편하다”라고 해석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유 의원이 지역구를 옮길 경우 대구에서는 ‘여기서 죽으니까 도망 간다’고 여긴다. 이 인식은 ‘국가가 어려울 때 그걸 피하는 사람’으로까지 확장돼 차기 대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 의원은 험지인 걸 알면서도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 같은 지역구에 향한다는 풀이다.

동을에서 유 의원을 대적할 이들로 민주당에서는 이승천 동을지역위원장과 임대윤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언급된다. 한국당에서는 비례대표인 김규환 의원이 지역구 도전에 이름을 올렸다. 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도 거명된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도 출마 의사를 전해 동을 선거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파문으로 야인으로 살다 최근 유튜브 제작과 책 출간 등의 활동을 통해 보수 세력을 결집하며 총선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경산, 고령·성주·칠곡] ‘무주공산’ 갖게 될 이 누구?

경북에는 비어 있는 산이 많다. 고령·성주·칠곡의 지역구 의원이었던 이완영 전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13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무고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과 집행유에 2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북 성주 군의회 의원이던 김모씨로부터 2억4800만 원 규모의 정치자금을 무상 대여 형태로 기부 받은 혐의다.

경산의 최경환 한국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수수했다는 혐의에 대해 실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최 의원은 이날 상고심에서 징역 5년, 벌금 1억5000만 원, 추징금 1억 원을 언도받은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현행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국회법 등은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아울러 징역형 이상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경우 의원직 상실 및 집행유예 기간 동안 선거 출마가 금지된다.

고령·성주·칠곡에 하마평이 오가는 이들은 김항곤 전 성주군수와 이인기 전 의원이다. 민주당은 장세호 전 칠곡군수가 출마 물망에 올랐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보좌관을 지낸 정희용 경북도지사 경제특별보좌관도 거론된다.

경산을 점 찍어둔 이들도 다수다. 조기선 민주당 경북도당 노동위원장, 변명규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 김찬진 전 경산시 국장 등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 한국당에서는 송영선 전 의원, 박석순 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김성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언급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정재학 전 경북도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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