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방한을 강행했던 일본 국회의원 3명이 김포공항에서 비빔밥 한 그릇씩만 얻어먹고 쫓겨 갔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해프닝이었다. 독도는 역사적 근원에 의거하여 국제법적으로 한국이 실효적 관리를 하는 한국의 고유 영토다. 과거 일본이 러-일 전쟁의 혼란한 틈을 타 형식적 편입조처로 침탈을 시도한 적이 있다.

2차 대전의 전후 처리 과정에서 연합국이 독도를 한국 영토로 인정했을 때 일본이 이를 내세워 불복했다. 그 후 6·25 남침전쟁이 일어나자 혼란한 상황을 이용해 독도 점유를 획책하고 한국과의 협상과정에서 독도문제를 국제재판소에 가서 해결하자고 억지를 부렸다. 일본이 독도 침탈을 기도할 때마다 우린 냄비 끓듯 했다.
신세대 일본인들은 왜곡된 교육으로 한국의 ‘독도’를 일본의 ‘다케시마’로 오인하여 영유권을 주장했다. 왜곡된 교육을 강요한 것은 일본 정부다. 그러면 우리는 이번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적개심만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서 그들이 원하는 울릉도 오징어 맛도 즐기도록 하고 울릉도의 독도 박물관 견학을 안내했어야 옳았다.

한술 보태 독도의 우리 시설물과 수비상황을 둘러보도록 조처 했더라면 훨씬 더 모양새가 좋았을 것이다. 일본 의원들이 쫓겨 돌아가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정부나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일부 극우파 의원들의 돌출행각에 무관심해 했다. 그런걸 한국에선 언론을 위시해 정부와 정치권이 망라되고 대통령까지 나서는 상황이 됐다. 펄펄 끓기만 할 따름이었다.

생전 처음 일본 의원들을 상대로 올바른 독도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일본의 독도 도발에 가장 효율적 대응은 독도의 본질을 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차후라도 우리는 독도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일본 국회의원들을 공식적으로 초대하는 방안을 연구할 가치가 있다. 단 영유권 관련한 어떤 돌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몇 년 전인가, 일본인 여성 몇이서 이치로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카미카제’ 글자를 새겨 넣은 일장기를 들고 서울 명동 거리를 활보한 철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WBC 패배에 앙심을 품고 일본에 불쾌한 말을 하는 무리에 대일본 정신을 알려주러 왔다며 자기들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이때도 이들의 목적은 한국인들의 격한 분노와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만일 그때 당시 한국인들이 그녀들 동영상 카메라 앞에서 욕설을 퍼붓고 했다면 꼼짝없이 특유의 잔 수작에 말려들 뻔 했다. 다행히 한국인들의 반응은 이들 일본 여성들의 뒤틀린 기대와는 다르게 너무 싱거웠다. 그래서 오히려 부끄럽고 허탈했다는 고백을 들었다. 이번 일본 극우성향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도 그리 들끓을 필요가 없었다.

지금 일본은 쓰나미와 원전문제가 겹친 극심한 경제난으로 어려움에 빠져있다. 한가하게 국회의원이 엉뚱한 한국과의 영토문제에 나서 양국 관계를 냉각시킬 때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만했다. 제발 더는 일본 술수에 말려들지 않는 슬기를 우리 모두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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